장 팔 현 <충북대 정치외교학과·문학박사>

일본이 또다시 위험해지고 있다. 이는 고이즈미 정권 들어서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2003년 현충일 날 한국 대통령을 초청해 놓고 중의원에서 통과시킨 유사법제로부터 확연해진 사실이다.

그 연장선에서 이미 예견된 자위대의 군대로의 전환이기에 충격은 덜 하지만, 이는 일본이 변화된 국제관계 틀 속에서 새로이 강자로 부상하기 위한 절차이다.

이미 80년대 말부터 시작된 경제 불황과 맞물려 일본 내 상황은 민주 시민단체의 입김이 줄어들고 우익단체들의 입김이 날로 거세졌다.

이는 2003년에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사민당과 공산당의 몰락으로 입증됐다. 이제 일본 우경화를 막을 세력은 일본 국내에서도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바야흐로 일본은 메이지유신 후의 분위기와 닮아가고 있다. 일본의 문화수용 형태는 수용→소화 흡수→팽창(해외까지)→멸망의 단계를 거쳐 순환되는 특이한 역사를 되풀이 해왔다.

고대에 한국과 중국의 문화를 수용해 일본 문화를 꽃피웠고 결국에는 663년 일본군이 백촌강 전투에 2만7천여명의 병사를 보내 결국 전멸을 당했고,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까지 일으켰다가 토요토미 가문이 멸망당했다.

이러한 역사는 1854년 미국의 페리제독에 의해 서구문물을 받아들여 소화한 후, 결국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일으키고 조선을 식민지화하더니 미국까지도 공격하다가 원자탄에 굴복하고 말았던 역사와 유사하다.

이러한 일본 역사의 순환 시스템은 1945년부터 시작된 미군정으로부터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를 고스란히 이식받아 70~80년대에는 고도성장을 이루었고, 80년대 중반에는 미국마저 위협할 정도로 일본경제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성장했던 점과 비슷하다.

이러한 고도성장은 80년대 후반 한풀 꺾여 ‘잃어버린 10년’을 지나 다시 부활 조짐을 보이면서 자위대의 군대로의 전환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본 역사 순환시스템으로 볼 때 필시 멸망을 향해 치닫고 있는 전조로 보인다.

이처럼 우경화 일색의 일본정치가 이제 국제정치에서도 발언권을 높이기 위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자리까지도 넘보며 공공연히 이의 관철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은 한국 입장으로서는 가장 반대하고 막아내야 할 외교 사안이다.

왜냐하면 일본은 전통적으로 한반도에 가장 강력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만일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된다면, 분명히 한반도 문제에 깊숙이 관여해 한반도에서의 이상 사태 발생시에 일본군대의 한반도 진주도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본자위대의 군대로의 전환은 일본 국내문제로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지만,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만은 국제관계의 틀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우리가 얼마든지 역량을 발휘해서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해 군사대국화를 이룬 일본이 더이상 국제적으로 날개를 달지 못하도록 한국 정부는 강력 대응해야 할 때이다.

일본이 군사대국화하고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에도 진출한다면 이는 수십 년 굶은 승냥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요, 그 재앙은 역사적으로 볼 때 곧바로 한반도에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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