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문제로 갈등 빚던 70대 귀농인, 면사무소 공무원 등에 4발 발사

21일 오전 9시15분께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 70대 노인이 침입해 엽총을 발사, 공무원 2명이 숨지고 주민 1명이 다쳤다. 사진은 총알이 뚫고 나간 창문.
21일 오전 9시15분께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 70대 노인이 침입해 엽총을 발사, 공무원 2명이 숨지고 주민 1명이 다쳤다. 사진은 총알이 뚫고 나간 창문.

 

경북 봉화군에서 물 문제로 갈등을 빚던 주민이 엽총을 발사해 공무원 2명이 숨지고 스님 1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주민 김모(77)씨가 소천면사무소 1층 민원실에 난입해 엽총 4발을 발사했다.

현장에 있던 직원 손모(48·민원담당 행정6급) 계장과 이모(38·민원담당 행정8급)씨가 가슴 및 등을 관통하는 심각한 중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손 계장과 이씨는 닥터헬기를 이용, 안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날 오전 모두 숨졌다.

앞서 김씨는 이날 오전 9시15분께 소천면 한 암자에 침입해 평소 갈등일 빚어오던 스님에게도 엽총을 발사해 부상을 입혔다. 스님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김씨는 총기 난사 후 면사무소 직원들이 제압해 경찰에 넘겼다.

범행에 사용된 엽총은 ‘주소 이전’을 핑계로 이날 오전 7시50분께 소천파출소에서 출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엽총을 받아 든 김씨는 평소 물 문제로 갈등을 빚던 인근 암자로 가서 스님의 어깨를 쏴 부상을 입혔다.

승용차를 운전해 면사무소로 향한 김씨는 1층 민원실 정문을 열고 들어간 후 ‘손들어’라고 외친 뒤 곧바로 손 계장과 직원 이씨의 가슴을 향해 엽총을 발사했다.

연이어 4발을 발사했지만 현장에 있던 직원 4명이 김씨를 제압하면서 또다른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씨는 귀농 8년차로 아로니아 농장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거주하는 임기역 인근 지역은 평소에도 물이 부족한 곳으로 간이상수도가 설치돼 있다.

당초 2가구가 있었지만 추후 2가구가 더 전입해 오면서 몇년 전부터 심각한 물부족 현상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물부족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갈등이 극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10여일 전 면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이같은 상수도 관련 민원 해결을 촉구했다.

당시 전화를 받고 면사무소 직원이 김씨 집을 방문해 이웃주민과의 합의점 도출을 시도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김씨는 한 차례 더 직접 면사무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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