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단체상봉 2시간만에 마쳐
65년 만에 만난 가족들 곳곳서 오열

 

65년 만에 만난 가족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통곡했다.

8·15 계기로 열리는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0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북한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에서 개최됐다.

행사 전부터 상봉장에 ‘반갑습니다’ 노래가 나왔지만 이내 노래는 잦아들었다. 가족들이 만난 상봉장은 금세 65년 동안 떨어진 가족들의 한과 오열의 장이 됐다.

남측 상봉단 최고령자인 백성규(101)씨가 휠체어를 타고 들어오자 한복을 입은 며느리 김명순(71)씨와 손녀 배영옥(48)씨는 오열하기 시작했다.

한신자(99·여)씨는 이북에 두고 온 첫째 딸 김경실(72)씨와 둘째 딸 김경영(71)씨를 만나자마자 울기 시작했다. 두 딸은 한씨가 있는 테이블로 다가와서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눈물을 터뜨렸다. 한씨 역시 딸들을 보자마자 “아이고” 하는 소리를 내고 통곡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금섬(92·여)씨도 상봉장에 도착해 아들 리상철(71)씨를 보자마자 “상철아!”라고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했다. 아들 상철씨 역시 어머니를 부여잡고 한참을 울었다.

시각장애 1급인 이금연(87)씨는 다른 가족들보다 늦게 도착했다. 이씨는 도착해 자리에 앉자마자 북측 올케 고정희(77)씨와 조카 리경순(53)씨를 울며 끌어앉고 쓰러졌다.

정순씨는 아버지 종호씨를 보자마자 “저 정순이야요, 기억나세요? 얘는 오빠네 큰아들이에요”라고 말하며 눈물만 흘린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사진을 보거나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들도 있었다.  

최기호(83)씨는 맏형의 조카 최선옥(56·여)씨가 가져온 사진들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최씨는 손수건을 한참을 눈에 대고 말을 잇지 못했다.

서진호(87)씨는 동생 서찬호(74)씨와 서원호(63)씨를 만났다. 서씨는 동생들과 만나자마 손을 잡으며 기뻐하고 반갑게 웃었다. 이들은 손을 놓지 않고 “우리 친형제가 이제야 만났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 둘째 날인 21일에는 개별상봉과 객실중식, 단체상봉 등이 진행된다.

남북은 이번 행사에서 이동을 최소화하고 가족들이 오붓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하기 위해 객실에서 중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상봉단은 숙소인 외금강 호텔 객실에서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개별 상봉을 하고, 객실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된다.

개별상봉과 오찬이 끝난 뒤에는 오후 3시부터 다시 2시간 동안 단체 상봉이 이뤄진다.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오전 작별상봉 후 공동오찬을 진행한다.

남측 상봉단은 공동오찬을 마지막으로 2박3일 간 6차례의 상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는 22일 오후 육로로 귀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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