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A 여고 ‘스쿨 미투’ 사건 피해는 학생들 몫…신고 창구 일원화 등 교육청 특단의 조치 필요

속보=학생들에 대한 성폭력 사안이 충북도교육청의 안일한 대응으로 애먼 학생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멍에만 남기고 있다. <6월 13일자 3면>

특히 성희롱성폭력에 노출돼 있는 학생들은 해당기관이 아닌 SNS를 통한 ‘SCHOOL ME TOO’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어 도교육청의 체계적이고 일원화 된 대응 마련이 절실하다.

1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학생들이 지난달 ‘스쿨 미투’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 청주지역 A 여고 성 사안 관련 교사들에 대한 조사를 최근까지 진행했다.

도교육청은 학생에 대한 보호 조치와 해당 교사의 수업 배제, 학교측의 대응이 절차대로 진행됐는지 여부를 파악했다. 또 학교 등으로 대상을 확대해 2차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SNS 스쿨미투에 교사들의 성희롱성 발언과 신체접촉이 수년동안 지속돼 왔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제보 글을 보면 “배고프면 10달동안 배부르게 해줄까?”라는 등의 입에 올리지 못할 언어 폭력과 “몸매 칭찬을 하며 신체접촉, 손을 만지면서 ‘얘도 내 애인으로 삼기에 괜찮다’는 식의 수위 높은 언행을 일삼았다”고 토로했다.

즉, 수년동안 학생들은 성 관련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는 것이다. 이를 역으로 보면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관계당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취업 추천을 안해줄 것이라며 학생에게 협박을 일삼기 때문에 사안이 불거지지 않았다. 도와달라”고 관계기관이 아닌 SNS에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도교육청의 성 사안 관련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대목이다.

도교육청의 성 관련 매뉴얼은 학교측에서 성 사안 인지 후 수사기관 신고 및 상급기관 보고, 관련자 분리 조치, 사안에 따라 학부모에게 통보한다. 이후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학생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성 관련 피해 신고를 할 수 있는 창구가 일원화 돼 있지 않다.

성 사안 신고를 할 수 있는 곳은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 및 ‘도란도란’ 학교폭력예방 사이트 등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신고센터는 홈페이지 내 신고센터 또는 학교측에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사안 인지 후 상급기관인 교육청에 보고하는 순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학생들은 피해를 입더라도 학교측에 알리는 것을 꺼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면위로 올라오지 않는 사건들이 많을 수 있다.

A 여고 사건의 경우 수면위로 올라오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다 지난 시점에서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에 대해 무기명으로 조사를 했기 때문에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교사들의 수업 배제와 격리 조치,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학생에 대한 보호 등 조치를 취했다”며 “추가 조사가 이어지고 있어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전했다.

학생 성 사안 관련 대책 마련에 도교육청의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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