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인근 지자체 충주·제천·단양, 사용 명칭 달라
제천·단양, 변경 요구…충북도 지명위 의견 조정 관심

충주댐 설치로 형성된 인공호수의 명칭을 놓고 인근 지자체간 갈등이 다시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 단양군이 지명위원회를 열고 기존 ‘충주호’로 통용돼 왔던 인공호수 명칭을 ‘단양팔경호’로 변경해 줄 것을 건의했다.

단양군은 이날 군청 소회의실에서 단양군지명위원회를 열어 충주댐 인공호수 명칭 제정 건의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충주댐 인공호수 단양지역 ‘단양수중보댐’에서 도담삼봉까지 15㎞ 구간은 ‘단양팔경호’, 약칭 ‘단양호’로 했다.

단양수중보댐에서 도담삼봉을 지나 영춘면 오사리까지의 강은 ‘단양강’으로 이름 붙였다.

단양수중보댐은 단성면 외중방리와 적성면 하진리를 잇는 길이 290m, 높이 25m 규모의 콘크리트 중력식댐이다.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단양군은 높이를 들어 수중보가 ‘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제천시는 지난 3월 지명위원회를 열고 ‘청풍호’ 지명 제정 안건을 충북도에 제출했다.

충북도 지명위원회는 기초지자체로부터 지명 제정·변경 요구가 접수되면 인접 시·군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다.

이에 따라 충주시·단양군에도 인공호수 명칭 변경과 관련된 의견 제출을 요구했다.

이날 단양군은 제천시가 건의한 ‘청풍호’ 명칭에 맞서 ‘단양팔경호’라는 이름을 들고 나온 것이다.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조성된 인공 담수호는 충북 충주시와 제천시, 단양군까지 3개 지자체에 걸쳐 67.5㎢의 면적에 이른다.

그동안 인공호수가 걸쳐 있는 지자체는 충주호(충주시), 청풍호(제천시), 단양호(단양군) 등 각기 다른 이름을 사용해 왔다.

이 중 가장 많이 통용된 것이 충주호라는 명칭이다.

국가에서 제작하는 표준지도 역할을 하는 국가기본도에도 호수 명칭이 충주호로 표기돼 왔다.

제천시가 이를 바꾸기 위해 1998년 충북도 지명위원회에 명칭 변경을 요구했으나 부결됐다.

이 호수의 명칭이 논란인 것은 공식 명칭이 확정되지 않은 ‘지명 미고시 수역’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각 지자체도 저마다 후속 대응에 나서면서 명칭을 두고 갈등을 빚는 모양새다.

단양군과 제천시가 단양팔경호, 청풍호로 각각 지명 제정 안건을 제출하면서 충주시도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충주시는 ‘충주호’라는 명칭이 널리 통용되면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충주시도 지명위원회를 열고 충북도에 의견을 제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내 3개 시·군이 각기 다른 명칭을 요구하면서 충북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식 지명은 국가지명위원회를 거쳐 확정되지만 그 전에 도 지명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도는 충주시 의견이 접수되면 3개 시·군을 대상으로 다시 의견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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