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5월은 기념일이 많은 달이다. 가정의 달로서 국가가 기념일로 제정해 화목한 가정을 유지 존속하고자 만들어진 날들 중에 오늘과 제일 가까운 날이 부부의 날과 석가 탄일이다. 부부의 날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로 21일을 택했다고 한다. 부부의 사랑을 통한 ‘해체가족의 보호’를 위해서 만들어진 날로, 십여 년 전 어린이날에 즈음하여 “우리 엄마·아빠가 함께 사는 게 소원이에요”라는 한 어린이의 TV 인터뷰에서 발단이 되어 ‘부부의 날’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로서 새싹을 키우듯이 부모의 보호 하에 티 없이 맑게 자라야 하는데, 선진국으로 진입해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그에 걸 맞는 사회적 정신적 분위기가 정착되지 못하고 부부 갈등으로 인한 아동학대 및 노인학대 등 가정의 불화가 만연되고 있는 듯하다.

또한 삶이 팍팍해지면서 아이가 있으면서 맞벌이 하는 소위 ‘듀크(DEWK)족’이 늘어나고,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인 ‘딩크족(DINK)족’, 아이 없이 애완동물을 기르며 사는 맞벌이부부인 ‘딩펫(Dinpet)족’이 오월 들어와  유난히 나의 눈으로 다가온다.

산업사회의 고령화과정에서, 속 썩이는 자녀와 노부모와 같이 사는 것보다 말 못하고 반겨주는 애완동물을 키우며 삶의 질을 높여보고자 하는 것일까? 사랑을 받아가며 나만의 행복을 만들어 자기실현을 위한 삶을 만들어가자는 것일까?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하지 않았던가? 먼저 몸과 마음을 닦고 수양하여 집안을 안정시킨 후에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해야 한다는 말이 20여일 앞둔 선거일에 즈음해 새삼 생각난다. 결혼도 돈이요 선거도 돈이요 자녀도 돈이라! 사랑도 명예도 모두 돈이면 해결된다는 물질만능의 사고가 우리의 사랑과 감성마저 송두리째 앗아가는 현실 속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아가란 말인가? 자비의 광명과 사랑의 평화가 이 땅에 영원히 깃들기를 바랄뿐이다. 그래도 사람 사이에서 변치 않는 것은 남을 위해 살아가며 물질만능에 편승하지 않고 자기를 지키며 살아가는 사랑의 정신, 자비의 정신은 인간 본연의 마음에 남아있어 보인다.

궁극적인 행복은 둘(2)이 하나(1)되어 마음(心)을 받고(受)고 주는(授) 사랑(愛)에서 나온다. 부부 행복감은 서로의 모자람을 채워주고 서로의 인생을 코디하는 지혜를 나누며 서로 기대어 쉴 수 있을 때 나타난다. 부부는 청년기엔 연인이고 중년기엔 친구이며 노년에겐 간호사이다. 평생의 동반자로서 “난 당신 만나 참 행복 했소"라고 말하며 둘이 함께 눈을 감을 수만 있다면 어찌 이를 다 마음에 담을 수 있을까?

독일의 대 문호 괴테의 말처럼 사랑은 최대의 모순을 융화하고, 이 세상을 하나가 되는 길’로 인도 한다. 이처럼 사랑은 조화롭지 못한 인간의 삶을 하나로 잇게 해 행복을 이끄는 접착제이며 죽음보다도, 죽음의 공포보다도 강하기 때문에 사랑만으로 인생은 유지되고 진보되는 것이다.

오월 ‘가정의 달’이 ‘오월 사랑과 자비실천의 달’ 진일보해 자기를 사랑하고 나아가 부부사랑, 가족사랑, 더 나아가 지역사회사랑, 국가사랑의 날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