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칼럼]무한경쟁의 그늘
[오늘의 칼럼]무한경쟁의 그늘
  • 충청매일
  • 승인 2018.05.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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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석 한국교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행복에 대한 잘못된 생각은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유명해지든지 아니면 명망을 얻어야 한다. 제일 좋은 것은 둘 다 누리는 것이다. 우리는 권력이나 성공을 통해서 이를 이룬다. 인류 역사에서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빚은 넌센스를 연구한 스티브 테일러는 전쟁과 사회계급은 예외 없이 과도한 자기중심주의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자유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서로 극심한 경쟁관계에 놓인다. 시장경제는 이를 위해 만들어진 체제이다. 하지만 모든 사회가 그런 건 아니다.

파푸아뉴기니아의 원주민들은 강력한 권력을 가진 지도자를 모시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들 사회는 본질적으로 민주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기중심적 사유를 하지 않기에 동물들에게 좀 더 많이 공감하고 자연을 존중하며 살아간다. 그들은 놀 때조차도 경쟁하지 않는다. 선교사들이 파푸아뉴기니아 원주민들이 축구시합에 열광하도록 만들었을 때에도 이들응 시합에서 승리하는 데 가치를 두는 것이 아니라 동점이 될 때까지 시합을 벌였다. 원주민들은 다른 사람들 이기겠다는 생각을 혐오했다.

경쟁은 우리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긴 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지속적인 불만과 과도한 경쟁은 정신건강을 해칠 수 있다. 그 결과 자기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은 오만하게 대하고, 자기보다 돈이 많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은 질투하고 시기한다. 뉴욕의 교통경찰들은 사람들은 기회가 주어지면 바로 엘리트처럼 행동하려 든다는 것을 안다. 콜롬비아 대학 연구팀은 유엔 외교관들이 주차위반 범칙금을 제대로 내는지를 연구한 적이 있다. 소속 국가가 부패국 랭킹 상위권에 있는 나라의 외교관들은 범칙금을 내지 않는다. 공무원 신분으로 하는 행위들은 신뢰성에 기반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런 통제도 없다면 납세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조차도 지킬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가령 21세기 초에 영국의회 의원들은 의원활동비로 집수리를 한 다음 큰 이익을 남기고 팔기도 했다. 새로 구입한 집에 들어갈 가구나 잔디 깎는 기계, 개 사료까지 국민 세금으로 구입했다. 부패 스캔들은 요즘 너무 자주 일어나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권력은 그 자체로 부패하는가에 대해 일리노이 대학의 애던 갈린스키는 피실험자의 도덕의식을 분석하는 실험을 했다.

한 그룹에게는 출장비를 얼마나 정직하게 정산하는가에 대한 실험이고, 다른 그룹은 규정 속도를 위반한 과속이나 세금 신고를 정직하게 하는 것과 같은 도덕성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권력 집단에 속한 학생들은 또 다시 위선적인 대답을 했다. 그들의 생각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이 과속을 하는 것은 자신들이 과속하는 것보다 더 나쁘다. 결론적으로 권력 서열이 낮은 집단에 속한 학생들은 훨씬 자기 비판적이었다. 이 결과는 권력을 잡은 사람은 자기 행위보다 타인의 행위를 훨씬 엄격하게 판단한다는 점을 말해 준다. 권력자들은 자신에게는 모든 것이 다 허락된다고 알고 있기에 규칙을 어겨도 괜찮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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