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칼럼]한반도 평화의 봄
[이정식 칼럼]한반도 평화의 봄
  • 충청매일
  • 승인 2018.04.2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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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충주농고 교장
수필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서도 통일! 이 나라 살리는 통일! 이 정성 다해 통일을 이루자.’

언제 들어도 가슴이 뭉클한 통일노래다. 금년 2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 예술단이 갑자기 찾아와 부르고, 이에 답방으로 남한 가수들이 ‘봄이 온다’는 주제로 평양을 찾아가 함께 열창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민족이라면 누가 들어도 심금을 울리는 애절한 노래지만 내가 듣기에는 가슴 저리는 한(恨)맺힌 약소민족의 절규(絶叫)로도 들린다.

일제 36년 식민지 강점기도 뼈아픈 한(恨)이었는데 일본이 패망한 후 미·소 군정(軍政)에 의해 생겨난 것이 원한의 38선이다. 이 숙명의 38선을 무너뜨리고 기습 남침을 한 것은 바로 북한이다. 대구,  부산만 남기고 침몰 직전의 대한민국호를 구한 것은 미국과 UN군이었다. 중공군의 개입으로 3년6개월간 치열한 격전지가 된 이 강토는 황폐화 되고 270만명의 인명희생과 이재민 370만명, 이산가족 1천만명이다.

이 엄청난 비극을 겪고도 남은 것은 통일이 아닌 38선이 휴전선으로 변했을 뿐이다. 광복 70년을 살아오면서 남북이 가로막혀 오도 가도 못하고 20번의 이산가족 상봉이 금강산에서 있었지만 혈육을 못 만나고 세상을 떠난 노인이 5만5천명, 그것도 신청자의 80.4%라 하니 얼마나 한맺힌 비극이던가. 이러한 역사적 비극을 남침을 북침이라 잘못 아는 청소년과 전후 세대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했지만 그 속내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남북정상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을 다짐했다. 양국정상이 손을 맞잡고 군사 분개 선을 넘나드는 모습은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국민 모두가 따뜻한 동포애를 느꼈을 것이다. 회담결과 남북관계개선, 인도적 이산가족 8·15상봉, 군사적 대결완화조치, 비핵화선언 4개 분야 13개항에 서명하고 평화를 위한 판문점선언을 했다. 큰 기대를 부여하는데 충분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이번정상회담이 완전한 비핵화 기대에 미흡하더라도 한반도 평화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와 기대를 갖게 한다.

남북교류협력 확대, 종전선언, 평화협정 등은 어디까지나 완전한 비핵화의 완수를 전제로 해야 한다. 상호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2005년 공동성명, 2007년 핵 불능화합의, 2008년 영변 원자로 폭파 등 비핵화의 쇼를 과시하는 위장평화공세에 너무 많이 속아왔기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되돌릴 수없는 비핵화(CVID)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도 신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이 미·북 정상회담의 가교가 되고 평화의 새 출발이라면 그 이정표(里程標)의 결정은 미·북 정상회담에 달렸다. 핵 폐기는 말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항구적 비핵화 목표를 분명히 하고 단계를 압축 실현하는 지루한 협상이 계속될 것이 예상 된다. 어디까지나 문제의 핵심은 완전한 핵 폐기에 있다. 판문점 회담에서 선언한 평화협정도, 경제 협력의 아름다운 장밋빛 청사진도 모두 그 다음이다.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오기를 이번만큼은 확실하게 새 역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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