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추위가 물러가자 조류인플루엔자(AI)가 어김없이 찾아와 축산 농가들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충북에서 2016년 12월에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일년여 만에 재발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 AI가 매년 상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방역당국은 더욱 철저한 대책을 세워 재발방지를 막도록 해야 한다.

충북 음성군 소이면 오리 농가의 육용 오리 폐사체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H5N6형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충북도 AI 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H5형 항원이 발생한 음성 육용 오리 농가의 최종 검사결과 지난 겨울 발생한 유형과 같은 H5N6형 고병원성 AI라고 밝혔다. 도는 발생농장 중심으로 반경 3km내의 오리 9천640마리와 메추리 3만2천마리를 살처분한 뒤 농장 내부를 세척·청소 소독했다. 주변 축산농가에 대해 이동제한을 조처하고 긴급 검사를 진행한 결과 다행히 현재 사육중인 농가 12곳의 임상·간이검사는 일단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 10km 방역대의 닭 22개 농가 등 25개 농가의 일제 검사에서도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

하지만 AI의 최대 잠복 기간은 21일이다.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철저한 예찰과 검사로 초동대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추가발생을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음성군 인접 지역을 비롯한 충북 전역의 오리 농가에 대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고병원성 AI가 확진되면서 음성군 전체 가금류는 7일간 제한적으로 이동이 중지된 상태다. 발생농장 10km내 방역대에 속하는 가금농장도 개별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자칫 확산을 방지하게 위해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다음 주가 고비인 만큼 통제초소와 거점 소독소를 증설해 집중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방역대책본부는 가금 농가에서 농가 간 모임을 금지하고, 자기 농장부터 방역수칙과 출입 차량 등의 통제에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농가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농가들이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월은 겨울 철새가 북상하는 시기여서 어느 때보다 AI 전파 가능성이 크다. 가금류 농가는 방역을 보다 철저히 하면서 의심 증세가 보이지 않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AI가 발생한 음성군을 비롯해 진천과 충주 등 인근 지역들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충주시는 음성군 소이면 발생농장과는 10㎞ 가량 떨어졌고 이 구역에는 전업농가 29곳에서 60만 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한다. 축산차량 이동 제한을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 바이러스 검출을 막아야 한다.

진천군도 음성군 경계지역 등을 포함해 이동통제 초소 5곳을 설치하고 차량 출입 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인력과 장비를 더 투입해 원천 차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충북도는 전체 오리 사육 농장에 대한 정밀검사 시행은 물론이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하면서 AI 유입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AI가 충북을 넘어 타 지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차단 방역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방역당국은 매년 반복되는 AI발생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혹은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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