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세 위해 中 요구 수용…올 봄 공식발표
수교 임박…지하 성당 반발 등 문제 산재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국 정부가 임명한 주교 7명을 정식 승인하기로 결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교황이 중국 정부가 임명한 주교 7명을 받아들여 해당 교구의 책임자임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에 대한 파문도 거두기로 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교황청이 최근 이같은 결정을 중국 정부에 전달했으며, 아직 교서에 서명을 한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또 오는 봄쯤 공식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WSJ은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가톨릭 신도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중국과 바티칸의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교황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중국의 가톨릭 신자는 2015년 현재 730만명이다. 이는 정부 관할의 가톨릭 성당 신자 수이다. 세계종교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 성당을 거부하고 바티칸을 따르는 ‘지하 성당’의 신도가 1천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바티칸과 중국 간의 수교가 임박했다는 관측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2015년에도 홍콩교구의 요한 통(湯漢) 당시 추기경이 교회공보를 통해 바티칸과 중국이 주교 서품에 관해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에도 바티칸과 중국 정부가 주교 서품과 관련해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교계 안팎에서는 바티칸이 ‘베트남 방식’을 채택, 중국의 주교 임명 문제를 해결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베트남 방식이란, 정부가 주교 후보를 추천하면 바티칸이 이를 승인 또는 거부하는 방식을 말한다. WSJ도 바티칸과 중국이 수교하게 되면, 이같은 방식으로 주교 서품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주교 문제 이외에도 중국 내 관제 가톨릭 교단의 역할을 포함해 해결해야할 까다로운 문제들이 향후 협상과정에서 아직 많이 남아있다.

‘관제’ 가톨릭 성당에 반대하고 있는 중국 내 ‘지하’ 가톨릭 성당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 성당은 중국 정부와 바티칸의 정식 수교를 ‘배신’으로 받아들여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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