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예술가 이지은 개인전 ‘곳, 빠지다’…근대건축물 문화거리서 전시

 

조형(섬유)예술가 이지은(사진)은 버려진 청바지(데님)를 소재로 사물의 탄생과 환원을 통한 자연의 이미지를 현대의 사회상으로 표현하는 추상작가다.

흔히 블루 진(Blue Jean)으로 불리는 청바지는 청춘의 상징이자 자본주의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변화무쌍한 아이콘이다. 청색(Blue)은 동양사상을 관통하는 음양이론의 한 축이면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기의 일부이기도 한 컬러 이미지로서, 만물의 생성과 확산을 의미하는 색이다.

작가는 물이 들거나 빠지는 청바지 천의 특성과 데님이 섬유의 속성으로 간직하고 있는 결합 혹은 해체의 변화 과정을 통해 현대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공동체의 의미와 개인 소외의 사회상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18일부터 강경에서 열리는 ‘곳, 빠지다’는 작가의 고향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곳’은 고향, 장소, 공간을 의미하며, ‘빠지다’는 색이 빠지는 탈염기법과 탄생과 환원을 상징하는 의미로서 빠져든다는 중의적 뜻을 품고 있다.

오프닝 일시가 18년 18일 18시로 정해진 것도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생명의 탄생을 뜻하는 용어이면서도 금기하는 ‘욕설’로 쓰이기도 하는 18은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숫자다. 애창곡을 뜻하는 18번, 청춘의 상징인 낭랑 18세 등과 같이 18은 ‘우리’라는 공동체를 바탕으로 우리의 생활에 생동감을 부여하는 숫자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이름은 바로 ‘시발(始發)’이다. 시발은 첫 시작, 새로운 출발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강경 전시회의 오프닝을 18년 18일 18시에 정한 것은 고향에서의 ‘새로운 첫 시작’을 통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생동감을 갖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담긴 특별한 이벤트다.

 

이번 전시회의 장소인 근대건축물 문화거리 특별전시관(강경읍 중앙리 32-1일원)은 이지은 작가가 유년시절에 살았던 ‘우리 집’이다. 이 작가는 전시관 2층 방에서 예술가로서의 꿈을 키웠다. 자신이 살던 집이 보존 가치가 있는 근대건축물로 지정 복원돼 시민들이 공유하는 문화공간으로 되살아났고, 그 곳에서 귀향 전시를 하게 된 작가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 심정을 “기쁨 이상의 벅찬 감동”이라고 표현하는 이 작가는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들은 바로 자신이 살아온 삶의 궤적이며, 알게 모르게 모두가 의식 속에 공유해온 ‘우리’의 모습임을 강조한다.

한편 이지은 작가는 1975년 강경에서 태어나 홍익대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지난해부터 서울,대전 세종 등에서 순회 전시 ‘Blu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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