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조합, 시공사 선정 약속 불이행으로 방침 바꿔”
13일부터 토지 소유자 1017명 대상 찬반 조사 돌입

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는 충북 청주시 사모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추진 여부가 여론 조사로 결정될 전망이다.

애초 시는 사업성 양호 등을 이유로 정비구역을 해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조합 측이 시공사 선정 약속을 지키지 않아 주민 의견을 묻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청주시는 오는 13일부터 3월 13일까지 60일간 사모2구역 정비사업 추진에 대한 주민 찬반 조사에 들어간다고 8일 밝혔다.

방식은 해당 지역 내 토지 등 소유자 1천17명을 대상으로 개별 우편 조사로 진행된다.

조사 결과 참여율이 50% 이상이고 참여자의 과반수가 사업을 반대하면 해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반대로 참여자의 반수 이상이 사업을 찬성하면 현행대로 추진된다. 또한 참여율이 50% 미만이어도 재개발은 이뤄진다.

시가 방침을 바꿔 주민 의견을 들어 추진 여부를 정하기로 한 것은 조합 측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시는 2016년 11월 말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제출한 해제 신청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정비구역 해제실무위원회는 사모2구역 해제를 심의한 결과 ‘해제'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원회는 조합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사업성도 양호하기 때문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같은 해 1월 정비계획을 변경하고 5월 조합설립 변경 인가를 받았다. 이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하는 등 추진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위원회의 이런 결정은 조합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약속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조합 측의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시는 같은 해 7월 해제실무위원회를 열어 주민 찬반 의견을 물어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조합이 시공사 선정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다 주민 간 대립도 심해 의견을 물어 추진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사모2구역 주민들은 정비 사업을 놓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비구역 해제를 요구하는 주민들은 “청주는 주택이 과잉 공급돼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재개발이 이뤄져도 주민 부담만 늘고 시공사와 조합 임원 등 일부만 이득을 보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사모2구역 주민들은 하루빨리 정비구역에서 해제돼 도시가스,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이 정비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합 측은 사업성이 높은 만큼 조만간 시공사를 선정하고 착공하는 등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사모2구역은 서원구 사직동 일원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2007년 2월 추진위원회가 구성됐고 2009년 8월 조합이 설립됐다. 면적은 22만1천828㎡이며 3277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31층 이하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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