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거점대학인 국립 충북대와 충남대가 통합을 추진하고 있어 통합이 성사될 경우 서울대보다 더 큰 매머드 종합대학이 충청권에 탄생하게 돼 그 성사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양 대학 총장들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신방웅 충북대 총장과 이광진 충남대 총장은 지난 4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양해각서 조인식을 갖는 등 양 대학의 통합을 발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다.

과거 60년대 한 때 통합했다 1년 만에 분리된 역사를 갖고 있는 양 대학은 양해각서에 통합의 목적과 형식·추진기구·일정 등에 대한 원칙을 담았다.

양 대학 총장들은 양해각서를 통해 지역대학의 굴레를 벗어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두 대학의 통합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데 합의했으며, 두 대학은 앞으로 5개월 이내에 통합에 관한 기본 합의에 도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양 대학의 통합작업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대학 구성원인 교직원과 학생들이 통합에 반대하고 있어 이들의 반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라 하겠다.

통합작업이 성사될 경우 중복되는 전공 분야의 교직원들은 신분상 불이익을 우려하기 때문에 통합논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대와 충남대는 각각 예술대학과 사범대학이 없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유사한 과가 중복돼 있기 때문에 통합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반발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다만 통합으로 인한 교직원들의 불이익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겠으나 그렇다고 통합을 무턱대고 미룰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시·군마다 대학이 경쟁적으로 들어서 대학수가 무려 358개에 이르며, 대학마다 특색이 없는 데다 질 높은 교육은 물론 경쟁력 있는 대학을 키우기커녕 학생수만 많이 뽑는 것이 만고의 진리인 것처럼 몸집 불리기에만 혈안이 돼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다보니 대학이 이제는 취업 재수, 삼수 등 ‘백수 양성소’, ‘실업자 양성소’라는 탄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학문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이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해 소위 최고의 지성인들이라는 교수들이 전담반을 편성해 전국  고등학교를 돌며 학생을 보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모양이 오늘날 대학의   현주소다.

지방대 모 교수가 대학의 홍보물을 들고 고등학교 교무실을 찾아갔더니 얼굴도 쳐다보지도 않은 채 “거기 놓고 가세요”라는 말에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했다. 외국유학까지 갔다 온 자신이 교수가 된 것이 그렇게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인지를 몰랐다고 토로했다.

양 대학 통합으로 얻는 시너지 효과도 크다. 양 대학의 행정조직과 유사학과를 통·폐합하고 중복된 연구소를 통·폐합할 경우 비용절약과 효율성도 극대화될 것이고, IT·BT 등과 접목시킨 융합학문의 발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양 대학이 통합을 통해 충청권에 들어서는 신행정수도를 아우르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육성하지 않을 경우 양 대학은 도태되거나 설자리가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양 대학의 통합으로 인한 중복유사학과 통·폐합으로 인한 교직원들의 고용불안 문제 등을 전향적인 자세로 해결한다면 얼마든지 통합의 걸림돌은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교직원과 동문 등 구성원들 역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개인의 안녕을 위한 통합반대를 하기보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통합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21세기 대학구성원의 바람직한 자세이리라.

김 정 원  <옥천지역담당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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