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7월 이원종 지사의 취임과 함께 발탁된 조영창부지사(60)가 30일 퇴임식과 함께 30년의 공직을 접는다.

조 부지사는 “공무원으로서 정년을 완전히 채우고 떠나게 돼 매우 홀가분하지만 구조조정의 태풍속에 앞서 명예퇴직한 동료와 선·후배들에게 죄를 지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 산적해있는 지역현안 문제를 남겨두고 자리를 비우게 된 것도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71년 국가공무원 주사보(당시 4급을)로 공직에 첫발을 디딘 조 부지사는 내무부와 충북도에서 근무하며 특유의 친화력과 실무능력으로 폭넓은 인맥을 쌓아왔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 지사가 주병덕 전 지사와 함께 도기획조정실장으로 일하던 그를 정무부지사로 전격 발탁한 이유도 지역사회에 고르게 형성된 인맥 등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충북 진천이 고향인 그는 평소 지인들과 어울려 시골 개울에서 천렵을 즐기는 등 소탈한 인품으로 유명세를 쌓아왔다.

조 부지사는 “내년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리를 비우게 돼 지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기회가 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드려야 하지 않겠냐”고 말해 앞으로도 이 지사와 행보를 같이 하게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년퇴임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북에 진출한 모대기업과 대학 등에서 일을 맡아달라는 제의가 밀려들고 있으나 당분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

그는 “퇴임식후 곧바로 서울로 가서 일주일 동안 푹 쉴 예정”이라며 “대학 석좌교수로 일해달라는 곳도 있고 기업체의 충북 책임자를 맡아달라는 제의도 있었으나 아직 결정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이같은 각계의 ‘모셔가기 경쟁’에 앞서 도내 기관·단체장들의 아쉽다는 인사에 조 부지사가 오히려 당황할 지경이라고 한다.

“나무나 약초를 기르는 일이 가장 편안하고 즐겁다”는 조 부지사는 “초야에 묻혀 사는 것이 가장 좋지만 아직 지역을 위해 쓰임새가 있다면 열심히 일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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