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하 청주오송도서관 사서

우리는 모두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되는지를 잘 모른다. 과거보다 더 풍요로운 세상에서 살면서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고, 내가 갖고 싶었던 물건을 소유해도 행복은 잠시뿐, 또 무엇인지 모를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찾아 헤맨다. 끊임없이 행복해 보이는 남들과 비교하면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시달리고 불행해 한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취업준비를 하며, ‘왜 나는 남들과 다르게 자신감도 부족하고 하는 일도 잘 풀리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수없이 했다. 이런 생각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한 지금까지도 또 다른 열등감으로 나를 괴롭히고 있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힘들어 하고 있는 나에게 ‘자존감 수업’이라는 책 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다.

나에게는 결정장애가 있다. 오늘은 무슨 옷을 입고 출근해야 할지, 점심식사 메뉴는 무엇으로 골라야 할지 이런 사소한 결정에서부터 누구보다도 잘 해내고 싶은 직장생활에서도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 주저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묻게 된다. 어떻게 보면 신중한 것이라고 위안을 받으며 살아왔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런 일이 ‘자존감’이 부족하여 생기는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결정장애와 자존감이 연관성이 있다는 것에서 충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나는 ‘자존감이 낮다’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다닌 셈인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이 책에서는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결정에는 ‘옳은 결정’은 없으며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당시 최선의 결정도 후회로 돌아올 수 있고, 대충 결정한 일도 엄청난 행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것을 인식하라고 한다.

단지 ‘자신의 결정에 만족하는 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정함에 있어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다보면, 나의 결정을 존중하게 됨으로써 나를 사랑하는 능력이 생기고, 이것이 곧 건강한 ‘자존감’으로 이어진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를 찾는 여행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 부족한 점을 하나하나 찾으며 나만이 겪는 문제가 아님을 알고 위로도 받고, 무엇이 나를 그동안 불행하게 하였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조금씩 실천해 보기도 하였다. 무기력에 빠졌을 땐 ‘무조건 움직이기’, ‘예민함을 없애주는 주문 외우기’, ‘지금 여기’에 집중하기 등 적용하여 실행에 옮길 만한 것들이 언급되어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자존감은 우리의 행동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그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자존감 회복이 중요하다.

자존감 회복을 위한 ‘나를 사랑하기’, 작은 주문 하나가 나와 가족, 친구, 동료, 나아가 내가 몸담고 있는 직장과 사회를 건강하게 바꿀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작은 씨앗 하나가 트여 아낌없이 주는 큰 나무가 되듯이, 자존감 회복의 작은 실천으로 어느새 좀 더 행복해져 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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