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명 시인 충북예술고 교사

세계사를 쓴다는 것은 우선 엄두가 나지 않는 일입니다. 워낙 방대한 자료를 참고해야 하고, 그 자료를 정리해야 하며, 사관을 바탕으로 재구성해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엄청난 작업을 누가 감히 하겠습니까? 어떻게 써도 편향과 굴절을 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세계사 서술입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는 이 세계사를 배웁니다. 어떻게든 교과서를 만들어서 가르치죠. 그래서 불가불 그 중에서 가장 나은 것을 고르게 됩니다. 세계사 서술의 어려움과 문제점 때문에 저는 한 개인이 쓴 것보다는 여러 사람이 토의를 거쳐서 도달한 결과로 쓴 책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소개합니다.

이 책은 현장에서 고민하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내용을 기준으로 정리한 책입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오랜 기간 동안 협의하고 논의하여 뼈대를 세웠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늘 학생들을 염두에 두고 정리한 것이라는 점이 더욱 믿음이 가게 합니다. 이 책을 세계사 지식의 뼈대로 삼아서 관련 책들을 하나씩 읽어나가면 될 듯합니다.

뒷표지에 ‘한국인의 눈으로 세계사를 읽는다’라고 적었는데, 이 책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글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외국인의 눈으로 세계사를 봐왔습니다. 유럽이 아메리카와 만나는 것을 두고 ‘신대륙의 발견’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역력합니다. 그런 점에서 현장에서 고민하는 선생님들의 생각이 어떤 방향으로 작용해 이 책을 냈는가 하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 중에 흥미로운 책이 하나 더 있어서 소개합니다. 세계사는 지명과 인명 외우다가 판나는 것이 보통인데, 특히 인명과 지명 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 말의 뜻이 있어서 그것을 안다면 외우는 데 한결 더 편하겠지요. 그래서 다음 책을 소개합니다.

‘21세기연구회, 지명으로 보는 세계사(김향 옮김)’. 이 책은 특이하게도 제목 그대로 각 지역에 있는 유명한 도시와 나라 이름을 설명하는 것으로 세계사의 이해를 도우려고 한 책입니다. 발상이 참 독특하고 재미있습니다. 실제로 뒷부분에는 각 대륙을 대표하는 나라와 도시 이름을 찾아보기 쉽게 정리하여 어원을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이름 외우는 데 한결 편할 듯합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