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인 MBC와 KBS가 오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공영방송 정상화와 경영진 사퇴를 조건으로 오늘부터 연대 총파업에 들어갔다. 양대 공영방송사 노조의 동시 파업은 2012년 이후 5년 만의 일로 요구조건도 동일하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엿새간 진행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93%에 달하는 절대다수 구성원이 한목소리로 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MBC 아나운서, 카메라기자, PD 등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 노조원들은 앞서 23일 고영주, 김장겸 등을 ‘MBC 블랙리스트 공범’으로 고소했으며 지난 5년간 부당전보와 징계, 블랙리스트 문건, 숱한 제작 자율성 침해에 항의하며 제작을 중단한 상태다. 여기에 오늘부터 송출 등 방송 필수 인력을 전혀 남기지 않고 총파업에 참여할 예정이서 방송 파행이 불가피하다.

전국적으로 530명의 취재기자와 촬영기자, PD들의 제작거부에 이어 기술직·사무직 위주의 KBS 노동조합(제1노조)도 7일부터 파업하기로 해 KBS 역시 MBC와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두 공영방송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방송되지 못하게 되자 재방송과 축소방송 등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 몫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곪았던 환부는 과감하게 도려내야 한다. 비록 시청자들이 불편하더라도 두 공영방송의 해묵은 적폐를 청산하고 국민을 위한 방송으로 거듭나 정상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반듯이 넘어야할 관문이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통해 분명하게 공영방송의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

그동안 두 공영방송은 제 역할을 못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아 왔던 게 사실이다. 이번 총파업은 정권교체를 떠나 수년간 구성원들의 절대다수가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자성(自省)에서 출발한 것이다. 공영방송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들에게 방송주권을 돌려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 경영진은 절대다수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경영진 개인의 권력욕과 파벌, 자존심 싸움으로 공영방송을 진흙탕을 만든다면 그것은 더욱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다.

KBS노조는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KBS와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고 방송독립을 쟁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그동안 경영진이 KBS 구성원들을 상대로 행한 폭압적 조치를 정상화하고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돌려놓기 위해 전 조합원이 손 맞잡고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공영방송의 노조가 자신들이 몸담고 있던 조직의 환부를 도려내겠다고 선언했다. 시청자들은 기다릴 것이다. 오래 끌지 말고 빠르고 단호하게 개혁하는 것만이 국민의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

검찰은 고용노동부의 출석 요구에 수차례 불응한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김 사장은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당한 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의 출석 요청에 3차례 불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되면 경영자로서 무엇이 공영방송을 위한 일인지 판단해야 한다. 부디 국민의 권리와 공영방송의 본질을 생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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