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만으로는 수재민의 상처 치유하지 못해 결심”
자유한국당 박봉순·김학철·박한범 의원 부담 가중

폭우 피해를 뒤로하고 유럽 연수에 오른 뒤 국민적 반감을 산 충북도의회 4명의 의원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최병윤 의원(음성1)이 제일 먼저 도의원직을 사퇴했다.

이에따라 최 의원과 같이 외유에 올랐던 자유한국당 소속 박봉순(청주8)·김학철(충주1)·박한범(옥천1) 의원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돼 앞으로 이들의 거취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 의원의 사퇴로 제10대 충북도의회들어 각종 추문과 일탈로 도민들의 신뢰를 잃은 도의회 지도부도 이번 사태로 인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사퇴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최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도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재선인 최 의원은 “충북도민께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수마에 삶터를 빼앗긴 수재민들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반성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반성만으로는 수재민들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한다”며 “진심어린 반성이 도민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 정책에도 걸림돌이 되지 않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거기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최 의원의 사퇴로 외유성 유럽 연수를 계획하고 문제를 확대시켜 온 자유한국당 김학철 의원을 비롯한 박봉순·박한범 의원의 거취 문제도 다시 관심을 받게 됐다. 이들 가운데 국민적 공분을 촉발시킨 김 의원은 지난 24일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에게 행정문화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최 의원의 사퇴로 김 의원은 다시 한번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됐다.

김 의장의 입을 빌어 간접적으로 사퇴를 표명한데다 계속된 자기 합리화를 위해 소셜미디어서비스망(SNS)에 국민을 자극하는 문구를 올리면서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어서다. 김 의원은 최 의원의 사퇴로 더 큰 부담을 지게 됐다.

앞으로 남은 한국당 두 명의 도의원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당 도의원이 사퇴한 수준의 민심 수습용 결단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한범 의원은 이미 술자리 음주 폭행으로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된 전례가 있어 부담 백배인 상태가 됐다.

이와 함께 충북도의회 의장단의 거취도 관심거리로 등장 할 전망이다.

10대 도의회들어 연이어 터지고 있는 도의원들의 일탈과 이에 대한 그동안의 무기력한 자정 노력 등이 앞으로의 의정 활동 과정에서 지도력을 약화시키고 분란의 장이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당장 당직을 잃은 한국당 도의원들로 인해 김 의장을 지지해 줄 의원들이 줄어든 것도 현실적인 이유가 됐다. 한국당 20명, 민주당 10명, 국민의당 1명 등으로 구성된 도의회에서 한국당 20명 가운데 김 의장 계열 10명이 당의 출당 결정으로 7명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더민주 도의원들이 이번 사태를 비롯해 그동안의 지도부에 대한 실책을 물어 김 의장에 대한 불신임을 제출할 경우 김 의장은 다시 한번 외유성 ‘유럽 연수’ 불명예 퇴진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명예롭게 퇴진해 당의 위기를 구하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 안팎의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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