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건양대학교 군사경찰대학 교수

얼마 전만 해도 타들어가는 가뭄 때문에 전국이 애를 태우더니 이제는 집중호우로 중부지방이 많은 피해를 당했다. 청주에 사는 어느 시민은 방송에 나와 비가 조금씩 내려 처음에는 대소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물 폭탄처럼 비가 쏟아져 미쳐 대피하지 못해 잘못하면 죽을 뻔했다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몇 번의 홍수를 겪었지만 금년처럼 황당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오죽하면 물 폭탄이라는 말이 나왔을까. 청주에서 시간당 91㎜의 물 폭탄이 퍼부어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에 홍수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17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고 한다. 

기상청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이틀 새 청주지역엔 300㎜ 가량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고 한다. 일 년에 내릴 비가 이틀 만에 내린 꼴이다. 장대비가 내리면서 하천이 범람하거나 청주 시내 주요 도로가 침수되는 도시 기능이 완전 마비되다 시피 했다.

청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무심천은 한때 위험 수위인 4.4m를 기록, 다리 밑까지 물이 차올랐고 초등학교 운동장은 지하에는 물이 넘치고 거대한 수영장으로 변했다. 이밖에도 천안과 세종, 아산, 진천, 군포, 아산, 안양 등에서는 심각한 침수 피해를 입었다. 과거에는 기상예보와 내리는 비를 직접 바라보면서 나름대로 피신하거나 대책을 세우면 그런대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위험을 인지했다고 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급작스럽게 위험이 닥쳐오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급격하게 변해가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현상이라고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 가면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상황에 철저하게 대비하지 않는다면 국가 재앙으로도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에 대한 위협은 북한의 위협뿐만 아니라 재해재난도 커다란 위협이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있다. 북한의 위협은 어느 정도 예측해 가면서 대비해 나갈 수도 있지만 재해재난은 예고도 없이 찾아올 수 있고 사전에 인지했다 해도 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닥쳐온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그래서 재해재난은 소리 없는 전쟁이다.

따라서 국가는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 대비책과 더불어 국가재해재난에 대한 대비책도 개혁수준에서 철저하게 강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 임시방편의 대비책으로는 금 번 청주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홍수피해를 예방할 수 없다. 인간이 하늘의 뜻을 완전하게 알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나타나고 있는 기상이변과 앞으로 예상되는 현상들을 철저히 분석하여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개혁수준의 대비책을 강구해 줄 것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강력하게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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