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충북 청주시와 천안시 등에 기습폭우가 내려 충청권 지역이 물난리를 겪어 인명피해는 물론 주택침수 및 도로유실, 산사태 등 곳곳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청주에는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290㎜의 비가 내렸으며 충남지역도 천안과 아산, 세종 등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내려 도로 및 비닐하우스 침수 등 110여 건의 피해가 잇따랐다.

청주시 명암동 명암저수지도 위험 수위에 육박한 가운데 지대가 낮은 인접 명암타워 쪽으로 물이 넘치면서 1층이 한때 침수됐다. 흥덕구 가경천이 유실되면서 상수도관이 파손돼 가경, 복대동 일대 일부가 단수됐으며 저지대를 중심으로 청주 시내 곳곳의 주택, 상가, 도로 등 침수지역은 여전히 물이 빠지지 않아 침수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학교 등 공공기관의 피해도 이어졌다. 청주 운호고는 어른 허리 높이 만큼 물이 잠기면서 본관 1층 건물이 침수돼 출입이 금지됐다. 청주 중앙여고는 급식소와 인접한 전파관리소 옹벽 붕괴로 급식소가 일부 파손됐으며, 상당량의 빗물도 유입됐다. 충북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충북선 선로가 침수돼 이날 오전 열차 운행이 중지되기도 했으며 긴급복구 작업을 벌인 끝에 오후 늦게부터 정상운행 됐다. 충북지역에서 집중호우로 인해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천안시는 시간당 최고 74㎜의 강수량을 기록하며 입장천 하상 주차장 침수를 비롯해 병천면과 동면에서는 용두천과 녹동천 등의 하천이 범람해 도로가 통제되는 등 입장 가산교와 천안대로 IC방향 등 주요 도로 곳곳에서 차량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쌍용2동의 방아다리 공원도 침수된 가운데 북면 은석초 일원 도로가 유실되는 등 공공시설 피해가 20여 건을 넘어섰다. 충청지역에 내려졌던 집중호우가 오후 들어 소강상태를 보이며 하천 수위가 점차 내려가면서 무심천과 미호천 등 주요 하천이 범람 위기를 넘겼다.

충청지역에 내려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여전히 인재라는 지적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청주시 강내면 탑연 사거리는 만성적인 침수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간 방치돼 반복적인 침수지역으로 남아 있고 청주시 곳곳에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했지만 이번과 같은 집중호우에는 속수무책으로 무용지물이 되기도 했다. 특히 청주지역 지방하천인 석남천이 범람, 청주시 국가산단 공공폐수처리시설이 침수돼 처리하지 못한 용수가 미호천과 석남천, 금강에 유입돼 물 오염피해가 우려된다. 폐수의 유입을 막기 위해 폐수종말처리시설을 이용하는 청주산업단지 입주업체 등의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재난안전에 대비하는 컨트롤 타워가 여전히 부족하다. 도로가 침수된 지역의 교통통제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는가 하면 장마철 하상도로의 차량 관리가 안 돼 차량이 유실돼 2차 피해를 가져오기도 했다. 갑자기 닥친 집중호우가 아니라 장마철에 예상 할 수 있는 피해였다. 사전에 어느 정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지만 자치단체의 대책이 미비했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주택침수와 농경지 침수 피해복구를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최대한의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향후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집중호우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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