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여부는 때가 되면 말하겠다”
성과 자료에는 도전 의지 드러내

이시종  충북지사가 부정하지 않는 화법(同而不答)으로 사실상 3선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이 지사는 29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민선 6기 취임 3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소회와 내년 지방선거 관련 출입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 의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차기 지사 선거 출마 여부를 말씀드리는 것은 맞지 않다”며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때가 되면 나중에 드리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기자 회견 내내 다만 열심히 일하고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기자들에게 대답을 대신했다.

이 지사의 의중은 ‘취임 3주년을 맞는 소회’와 민선 ‘6기 주요 성과와 향후 도정 방향 보도자료’에서 드러났다.

매년 같은 기간 하는 통상적인 발표 자료지만 여기에는 그동안의 성적과 앞으로 할 일이 담겨 사실상의 ‘출사표’인 셈이다.

이 지사는 민선 6기 주요 성과를 전국대비 충북경제 4% 달성, 4차 산업 혁명 성장 기반 구축, 지역 SOC 구축, 유기농 기반, 복지 혜택 확대, 문화 인프라 확충 등을 들었다. 이 지사는 앞으로 ‘충북 미래비전 2040’ 실현, 농업 정책 혁신, 주요 SOC 사업 조기 완성, 충북의 세계화, 지방분권, 삶의 질 향상’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민선 7기에도 이 정책을 꾸준히 실천해 차기 선거에서 좋을 평가를 받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지사는 1995년 48세 나이로 민선 1기 충주시장에 당선된 뒤 국회의원과 충북지사 선거에서 7전7승 불패 신화를 썼다. 시장에서 국회의원으로, 다시 지사로 꾸준히 점프하면서 단 한번도 낙선하지 않았다.

이 지사는 지난해 8월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충북을 위해 할 일이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3선 도전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으나 그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현역 단체장의 차기 선거 재출마는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는 한 기정사실화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지사는 70세를 넘긴 나이와 10년 만의 민주당 정권 탈환 등을 고려할 때 여러 가지 돌발 변수를 간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 정부 들어 그의 입각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청와대의 요청이나 공식적인 발탁이 현실화하면 이 지사는 자연스럽게 차기 충북지사 선거에서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정부 진출은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3선은 ‘마의 고지’로 불린다. 그만큼 장기 집권에 관한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재선 충북지사를 지낸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선거 5~6개월을 앞두고 전격적인 불출마를 선언했던 것으로 미뤄 이 지사의 3선 도전 또는 불출마 선언 역시 내년 1~2월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7전7승에 이은 8전8승 선거불패 신화 경신을 모색할지, 아니면 정부 진출이나 후계 구도 짜기에 나설지 정치권과 도민의 관심이 이 지사에게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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