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힙합 그룹 에픽하이에서 활동하던 가수 겸 프로듀서 타블로의 학력 논란이 사회에 큰 이슈가 된바 있다. 타블로는 데뷔 초기부터 스탠퍼드 대학교 석사 출신이라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이 학력 위조라고 주장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인터넷에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라는 카페가 생겼다. 카페 회원들을 중심으로 타블로의 학력위조 문제는 기정사실화 된 채 수많은 가짜 자료들이 인터넷을 떠돌아다녔다. 일부 언론과 스탠퍼드대학 측의 사실 확인에도 불구하고 학력위조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이 문제가 어느 정도 심각해졌는지, 경찰 수사는 물론 타블로의 가족들이 심하게 상처를 입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결론은 재판에 의해 타블로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허위사실 유포자들에게 형이 선고됐지만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한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책임을 묻기에는 형벌이 지나치게 낮았다.

지난 대선정국에서 국민의당은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특혜채용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 개입설을 주장하며 유학당시 준용씨의 동료라는 사람의 녹음파일과 카카오톡 캡쳐 화면 등을 공개한바 있다. 이에 대해 준용씨는 동료 중에 그런 사람이 없다고 했으며 준용씨 대학 동창생들은 집단으로 국민의당 등을 향해 ‘제발 그만하라’는 식의 성명서까지 발표한바 있다. 정치인을 아버지로 둔 준용씨의 고통이 심각했던 사건이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지난 대선기간동안 준용씨에 대한 의혹 제보가 조작되었다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제보된 카카오톡 캡쳐화면 및 녹음파일이 조작된 것이다.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은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대선캠프에서 어떤 해명을 내놓아도 듣지 않았다. 이미 자신들 방식으로 결론을 내놓고 여론몰이 하듯 의혹이 사실인 듯 몰아갔다. 타진요가 타블로를 향해 했던 공격과 다를 바가 없었다. 박 위원장의 대국민사과가 참으로 무책임하고 어처구니없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지난 대선 과정 중 당원에게 관련 카톡 및 녹음파일을 제보 받았으며 이 내용은 제보한 당원이 조작한 거짓자료로 이날 오후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당사자가 고백한 것이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로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어떤 형태로 개입됐는지 철저하게 밝혀져야 한다. 국민의 당은 국민의 지지로 만들어진 공당이다. 이 사태는 문 대통령과 별개로 국민을 우롱한 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서류를 조작하고 가짜 녹음파일을 만들어 국민여론에 혼란을 야기하는 행위는 시정잡배들이나 하는 짓이다. 타진요 회원들의 무차별 주장과 다를 바 없는 행태다. 일방적인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책임자들이 적법한 처벌을 받아야 하며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민이 사과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진정성 있는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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