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흥구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대한민국은 스포츠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세계만방에 떨쳐왔다. 2004아테네올림픽으로부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4회 연속 하계올림픽 TOP 10 이내의 성적을 거두었고, 1988서울올림픽에 이어 내년 2018평창동계올림픽까지 개최하면, 동·하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여덟 번째 국가다.

그러나 대한민국 체육계는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적지 않은 숙제를 안고 있다. 전문 엘리트선수 수는 점점 줄어들고, 기초종목에 있어서 우리의 국제경쟁력은 계속 뒤처지고 있다. 비인기종목은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운동 안 하는 학생’과 ‘공부 안 하는 선수’로 양극화되어 왔다.

통합 ‘대한체육회’가 출범했지만 체육시설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고, 생활체육은 국민의 목마름을 해소해 주지 못하고 있다. 소외계층들에게는 스포츠복지를 강화해야 하며, 100세 시대에 어르신 맞춤형 프로그램도 확대 보급해야 한다. 연간 1만명의 체육관련학과 졸업생들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를, 체육계 종사자들에게는 보다 나은 처우가 있어야 한다.

이제는 스포츠강국에서 스포츠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스포츠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건강한 스포츠생태계를 갖추는 데서 출발한다. 학교체육이 생활체육의 기반이 되고, 풍요로운 생활체육의 터전 위에서 전문선수가 배출되고, 은퇴선수들이 학교체육·생활체육 현장에서 지도활동을 펼치는 선순환구조(Virtuous cycle)를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스포츠는 국민들에게 기본권이 돼야 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들은 더 쾌적한 환경에서 더 품격있게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체육진흥투표권 수익금 50%를 대한체육회에 정률 배분해야 한다. 스포츠선진국으로 가려면 제도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이 참으로 많다. 공공스포츠클럽을 시군구별로 하나씩 만들어야 한다. 해체되는 학교운동부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학교스포츠클럽을 정착시켜야 하며, 체육지도자들이 생계 걱정 없이 지도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을 해야 한다.

현재의 국민체육진흥기금 지원체계로는 체육시스템을 개혁할 수 없다. 지금처럼, 주어진 낱개 사업을 단순 관리하기에 급급한 체육재정으로는 산적한 숙제들을 해결할 수가 없다.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해 체육계에 국민체육진흥기금을 과감하게 배분해야 한다. 체육진흥투표권 수익금을 ‘체육종가’ 대한체육회에 확대(30%→50%) 정률 배분하고 재정 자립하는 것이 방안이다.

국민체육진흥기금 지원체계를 개선하는 것은, 오로지 국민을 위함이다. 전문체육과 학교체육·생활체육이 제자리를 찾고, 체육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고 체감복지를 향상시켜 국격을 높이는 것이다. 대한민국 체육계의 미래 100년이 여기에 달려있다.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스포츠복지시대 구현을 위해 체육인들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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