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까지 5월에는 기념일이 참 많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5월이라는 것을 며칠간 잘 느낄 수 있었지만, 기억해야 할 5월에의 특별한 날이 바로 ‘방재의 날’이다.

며칠 전 동해안 지역에서 조그만 불씨가 대형 산불로 번져 주민이 죽고 재산 피해가 많았다는 보도를 접하고 난 후, 몇 해 전 산불로 소실될 위기에 있었다고 보도됐던 동해 양양 낙산사에 갈 기회가 있었다. 예전 기억으로 사찰 주변의 낙락장송이 보이질 않는다. 푸르름과 청정한 기상으로 칭송되어 문학에서 중요한 소재로 다루어져 왔던 소나무였는데 불에 타 썩은 나무로 된 모습에 몇 백 년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그러한 마음에 더하여 오늘 ‘방재의 날’이 나에겐 한층 다가온다. 자연재해를 막기 위해 제정된 날이거늘 사실상 막기는 어렵지만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재해를 미리 대비해야 되지 않겠는가?

앞으로 지진과 해일 그리고 강풍으로 인한 산불피해, 폭우와 폭설 등 기상이변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난다. 한때 쓰나미가 해일을 동반하여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었고, 중국 쓰촨성에서도 대지진으로 수많은 인명피해, 미국에서도 엄청난 산불로 대피령이 내리진 적도 있다. 자연재해를 당하여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날이기도 하다. 유엔은 1989년 12월 22일 총회에서 1990년도를 자연재해 경감을 위한 10개년 계획 기간(United Nations International Decade for Natural Disaster Reduction: IDNDR)으로 정하고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매년 10월 둘째 주 수요일을 세계 자연재해 경감의 날로 지정, 각국에 권고하였다.

이에 우리나라는 1991년 9월 17일 유엔 가입과 함께 다각적인 국제 협력사업에 따라 각종 방재정책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IDNDR에서 권고한 세계 재해 경감의 날을 우리의 실정에 맞게 적용했다. 1994년부터 재해 예방적 차원에서 우기 이전인 5월을 재해예방법에 대한 국민의식을 높이고, 방재훈련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제정했다.

이 날을 전후하여 방재행정 세미나, 방재 시범훈련, 재해예방 캠페인, 재해위험지구 및 방재시설 점검과 정비, 재해참상 및 복구광경 사진전시회, 재해예방 포스터 공모전 같은 것을 지방자치단체와 국가안전처 등 유관기관에서 다채로운 재해예방 행사를 실시한다.

장마기간에는 홍수의 위험,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대형 태풍의 위험, 겨울 및 봄철의 건조한 날씨로 인해 산불 등 큰 화재가 날 위험이 상존한다. 방재는 이와 같은 재난이나 재해 상황에서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활동이다. 국민안전처에서는 자연재해 및 사회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취약시설을 수시로 점검하고, 해양경찰 공무원과 소방 공무원들은 방재훈련을 통해 재해 상황에 대비한다고 하지만 국민들의 적극적인의 협조 없이는 어렵다.

관(官) 민(民) 모두는 재난 방지에 한 배를 탔다. 조직적인 방재를 통해 국가 안보가 이루어진다. 관에만 맡겨서 될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 안전한 신고 의식과 더불어 내가 사는 집 주변의 시설물부터 한 번씩만 점검해보는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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