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랑 청주의료원 소아청소년 정신과장

30대 중반의 한 남자가 외래로 내원했다.

얼마 전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이유 없이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오며 심장이 뛰고 질식할 것 같아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내원하게 되었는데 내과적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환자는 며칠 후 비슷한 경험을 한번 더 한 후에는 버스를 타거나 멀리 가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공황장애란 이유도 없이 갑자기 불안이 극도로 심해지며 숨이 막히거나 심장이 두근대고 죽을 것만 같은 극단적인 공포증세를 보이는 질환이다.

발작은 대개 10분 이내에 급속히 심해졌다가 서서히 혹은 갑자기 없어지며 길어야 1시간을 넘지 않는다.

공황발작이 몇 차례 반복되면서 발작이 없는 중간시기에는 그런 일이 또 생기지 않을까 하는 예기불안이 생기게 된다.

이어서 죽을병이 아닌가하고 걱정하는 건강 염려증이 생기고 발작이 일어났던 때와 유사한 장소나 상황을 피하려는 회피행동을 나타낸다.

혹은 외출을 피하고 혼자 있기를 두려워하거나 외출할 때는 누구와 꼭 동행하려는 등 광장공포증이 생길 수 있다.

공황장애의 평생 유병률은 3~6%로 여자에게 2~3배 정도 많은 질환이다.

주로 25세를 전후한 청년기에 흔히 발병하는데 원인으로는 유전적 원인,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자율신경계의 과각성 상태 등이 있다.

공황장애와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는 신체질환으로는 갑상선 기능항진증, 갈색세포종, 저혈당증, 약물중독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공황장애로 정신과 외래를 찾게 되는 경우, 이미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자세한 검사를 해보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듣고는 더욱 초조해진 상황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진단을 위해서는 신체적인 질환으로 인해 오는 것이 아닌지 먼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후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는다면 일단 ‘신경안정제와 항우울제’의 복용으로 환자는 극적으로 좋아진다. 그러나 증상이 좋아진 후라도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1년 정도는 약물을 계속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상담과 인지행동 치료를 통해 환자는 공황발작이 생기면서 오게 되는 죽을 것 같은 느낌을 극복하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불안감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평상시 근육이완이나 복식호흡을 통해 스스로 불안감을 조절하고 안정하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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