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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승 대하소설 북진나루]제3부 최풍원, 인고의 세월을 넘어오다<54>
2017년 03월 20일 (월) 17:24:49 충청매일 webmaster@ccdn.co.kr

현감이 분을 참지 못해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저 괴수놈을 당장 처형하거라!”

현감이 전교회장 남 스테파노의 처형을 명령했다.

현감의 명령이 떨어지자, 남 스테파노가 군졸들에 의해 관아마당과 붙어있는 활터로 끌려갔다. 활터는 군졸들의 조련장으로 사용되는 장소이기도 했다. 조련장 한가운데는 천주교인들을 처형하기 위한 어른 키 높이만한 치명석이 받침돌 위에 굴렁쇠처럼 세워져 있었다. 치명석은 연자방아처럼 둥그렇고 넓적한 바위 덩어리였다. 치명석 가운데는 아이 손목만한 원뿔 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치명석에 뚫린 그 구멍을 통해 한쪽에는 죄인의 목을 묶고 다른 한쪽에서는 줄을 당겨 질식시키는 사형도구였다. 군졸들이 스테파노의 목에 밧줄을 걸고 한쪽 끝은 치명석 구멍으로 넣은 다음 밧줄을 반대쪽에 서 있는 황소의 길마에 묶었다.

“시작하거랏!”

“이럇!”

현감의 말이 떨어지자 군졸 둘이 양쪽에서 황소의 고삐를 당겼다.

“비록 날 죽인다 해도 내 믿음은 꺾지 못한다! 아무리 우리를 박해해봐야 그럴수록 막대로 재를 치는 격이요. 치면 칠수록 재티는 더욱 더 퍼져 일어날 것이오!”

밧줄에 목이 묶인 채 남 스테파노 회장이 있는 힘을 다해 외쳤다.

“저 놈이, 주둥이를 놀리지 못하게 어서 틀어 막거라!”

현감의 호령했다.

군졸들이 코가 찢어져라 세차게 코뚜레를 당겼다. 황소가 천천히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다시금 군졸이 채찍으로 황소 엉덩이를 연거푸 내려쳤다. 깜짝 놀란 황소의 걸음이 빨라졌다. 남 스테파노가 하늘을 향해 벌렁 누운 모양새 그대로 흙먼지를 일으키며 질질 끌려갔다. 남 스테파노 전교회장은 두 손을 뒤로 결박당해 꼼짝할 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결박되어 있던 황천수가 벌떡 일어나 끌려가고 있는 남 스테파노 전교회장을 막아보려고 입으로 밧줄을 물며 온몸으로 당겼다. 그러나 우람한 황소의 힘을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었다. 더구나 두 손은 묶인 채 이빨로 줄을 당겨 황소를 멈추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황천수 이빨이 황소 힘을 견디지 못하고 땅바닥에 우수수 떨어지며 검붉은 피가 턱을 타고 꾸역꾸역 흘러내렸다. 그래도 황천수는 입을 앙다문 채 밧줄을 물고 함께 끌려갔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구경꾼들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저런 쳐 죽일 백정놈! 저 놈부터 당장 요절을 내거라!”

관아 가장자리에서 처참한 광경을 구경하던 고을민들이 동요하자 현감이 황급하게 군졸들을 향해 명령했다. 군졸들이 달려들어 육모방망이로 황천수의 온몸을 난타했다. 그래도 황천수는 밧줄을 문 채 입을 벌리지 않았다.

“머리통을 치거라!”

군졸들이 육모방망이로 황천수의 머리통을 정통으로 내려쳤다. 황천수의 정수리에서 피가 솟구쳐 올랐다. 용을 쓰고 있던 황천수의 팔다리가 그제야 힘없이 늘어지며 앙다물었던 입도 벌어졌다. 황천수가 땅바닥에 널브러졌다.

“아무리 천주학쟁이라 그래두 너무 심하구먼.”

“그러게.”

“사람을 저리 다루는 건 아니지.”

“가축을 잡아두 저리 모질게는 않는 법인데.”

남 스테파노를 위한 황천수의 처절한 몸부림과 처참한 마지막을 목격한 사람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괴수놈도 어서 처형 하거라!”

황천수로 인해 잠시 주춤했던 남 스테파노 회장에 대한 처형이 다시 시작되었다.

“형제자매 여러분, 난 조금도 두렵지 않소! 나의 마지막 길에 찬송가를 불러주시오!”

남 스테파노 전교회장이 교우들에게 부탁했다. 그러나 신도들은 서슬 퍼런 현감과 무지막지한 군졸들 방망이 세례에 눌려 성가는 부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줄은 점점 당겨지고 전교회장의 머리는 치명석을 향해 가까워졌다.

“여러분, 저들을 두려워하거나 원망하지 마시오!”

남 스테파노가 교우들에게 당부했다.

“회장님!”

“회장님!”

줄에 목이 매여 끌려가는 남 스테파노 전교회장을 보며 교우들이 안타까움에 부르짖었다.

“자매형제님들 천주의 나라에서 다시…….”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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