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기간 연장 불발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매듭짓지 못한 과제들이 검찰로 넘어간다. 지난해 진행 중이던 수사를 채 마무리 짓지 못하고 특검팀에 수사 기록을 넘겼던 검찰이 다시 특검이 하던 수사와 함께 되돌려 받게 됐다. 특검에서 풀지 못한 여러 과제들이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의지 여하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검팀은 1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수사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특검법에 따라 수사 기록 등을 3일 이내에 검찰로 이첩하게 돼 있다. 이첩할 자료량은 특검팀이 검찰에서 넘겨받은 1t트럭 한 대 분량에 새롭게 추가된 수사기록을 포함하면 막대한 분량일 것이다.

특검이 90일 동안 전력질주 했지만 두 사안과 관련해서는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박 대통령 대면 조사는 박 대통령 측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고, 우병우 전 수석을 상대로 청구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결국 박 대통령 대면 조사와 우 전 수석 수사는 약 90일을 돌아 다시 검찰 손에 들어가게 된 셈이다.

이는 다시 새롭게 전개될 검찰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미리 가늠해주는 잣대가 되고 있다. 검찰이 추진하게 될 박 대통령 대면 조사가 지난 검찰·특검 수사 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할 수 있다. 이달 중순께로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박 대통령의 신분이 변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 조사요구에 버틸 수 있었던 힘인 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을 벗는다면, 강제수사가 가능해진다.

검찰이 특검팀 수사 기록을 검토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만큼, 박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 역시 헌재 탄핵심판 결과를 받아든 뒤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해 볼 수 있다. 박 대통령 신분 변화가 검찰 수사 강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는 논란이 많다. 검찰 내부로 칼끝을 겨눠야 한다는 점에서 검찰이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별개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직무 유기 혐의 입증이 어렵다는 점 등이 거론되며 검찰 손에서도 결과물이 탄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는 것이 검찰의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제 식구 감싸기로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검찰이 국민만을 바라보는 정의로운 검찰로 거듭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수사의 연속성, 방대한 사건 기록 등을 고려해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쳤던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사건을 전담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의 수사부진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의식한 듯 “특검에서 조사가 상당 부분 이뤄졌기 때문에 이첩 받은 검찰이 수사를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검의 기대 대로 검찰이 향후 수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임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특검은 수사 종료가 됐지만 법무부와의 조율을 통해 윤석열 검사 등 8명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잔류키로 했다. 박영수 특검과 4명의 특검보, 10여명의 파견검사와 일부 특별수사관이 남아 공소를 유지키로 한 것이다. 특검 잔류팀은 잔류팀 대로 공소유지를 위해 마무리를 잘해주길 바라며 검찰로 이첩되는 방대한 수사 역시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로 모든 의혹이 명명백백하게 가려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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