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충북 보은에서 올해 첫 구제역이 발생, 확진됨에 따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보은에 이어 전북 정읍에서도 의심신고가 들어옴에 따라 전국 모든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6일 오후 6시부터 30시간 이동중지명령이 발동됐다. 적용 대상은 전국 축산농가와 도축장, 사료공장, 축산차량 등 22만 개소(대)다. 소, 돼지 등 우제류와 사료차량, 집유 차량 등 축산 관련 차량의 이동도 전면 금지됐다. 일시 이동중지명령으로 구제역 확산이 예방된다면 더 바랄게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확산될 우려도 크다. AI의 경우도 방역당국의 늑장대처로 피해를 키웠으며, 구제역 역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벌써부터 도출되고 있다.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온 충북 보은의 젖소 사육농장 백신 항체 형성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이 농가를 비롯해 일부 농가에서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보은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 백신 접종에 돌입 했다. 해당 농장의 백신 항체 형성률이 20%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돼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젖소 농장들은 백신을 자주 접종하면 젖소의 착유량이 줄어든다는 점을 들어 백신 접종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백신항체 생성률이 낮은 백신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의혹과 함께 백신 보관의 문제점 등도 제기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긴급하게 보은 주변 농장에 백신접종을 실시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는 1주일 정도 걸린다. 1주일 동안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을 막는 것이 관건이 됐다. 구제역 바이러스 잠복기와 백신에 의한 항체형성 시기 등을 감안하면 구제역 확산 여부가 판가름 나는 향후 1주일이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이 이간동안 구제역을 원천 차단하는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구제역 바이러스의 경우 공기를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있어 추가 발생 가능성도 있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백신 항체 형성률이 현저히 낮은 농가를 중심으로 구제역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을 보였던 만큼 이번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구제역 발생원인 및 유입 경로에 대해서도 밝혀지지 않은 점도 확산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과거 인근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잔존해 있던 것인지, 외부에서 새롭게 유입된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주요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한 구제역은 국내에서 지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8차례 발생했다. 올해의 경우 AI와 동시에 발생해 축산농가에 심각한 타격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피해가 크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가축전염병 문제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  

당국은 축산농가에 대한 좀 더 철저한 관리 감독과 예방을 위한 시스템구축에 나서야 한다. 가축전염병이 매년 반복되고 있어 국민건강과 경제에 큰 혼란을 야기 하고 있다. 말로만 재발방지대책이 아닌 실제 적용되는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전국 확산만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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