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앙종회서 총무원장 선출제, 직선·간선·염화미소법 논의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제도를 논의할 조계종 중앙종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종단 내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총무원장 선출제는 종단의 헌법인 종헌 개정사항으로, 일종의 개헌론이 불붙는 셈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임기가 오는 10월 종료돼 조계종은 오는 10월 12일 새로운 총무원장을 선출한다.

이번 선거가 현행대로 간선제로 치러질지, 직선제로 치러질지 혹은 ‘염화미소법’(간선제로 후보를 추린 후 종정이 추첨하는 방식)으로 치러질지 종단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오는 3월 임시회를 열어 직선제안과 염화미소법안 등 총무원장 선출제도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행 총무원장 선출제는 24개 교구본사에서 선출된 240명의 선거인단과 중앙종회 의원 81명 등 321명의 선거인단이 투표로 선출하는 간선제 방식이다. 1994년 종단개혁 때 도입된 현행 제도는 23년간 운영하면서 금권·과열 혼탁 선거 등 폐단이 발생해 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조계종은 지난해 ‘종단 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를 열어 염화미소법과 직선제 등 대안을 모색했다.

직선제는 말 그대로 일정 법계 이상의 스님이 선거권을 갖고 직접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며, 염화미소법은 선거인단이 3명의 후보자를 추리면 종단 최고 어른인 종정이 이 중 한 명을 추첨으로 뽑는 방식이다.

대중공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것은 직선제안이었다. 지난해 7개 지역별 대중공사 현장투표에서 60.7%가 직선제를 지지했으며 조계종 총무원장 직선제 특별위원회의 설문조사에서도 지지율은 80.5%에 달했다.

하지만 조계종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지난해 11월 정기회에서 직선제안과 염화미소법안을 상정해 논의했지만, 매듭을 짓지 못하고 다음 종회로 넘겼다.

조계종 관계자는 30일 “종도들의 참종권 확대에 대한 요구는 이해하지만, 과연 종교 지도자를 뽑는 일에 직선제가 적합한지 내부적으로 이견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직선제로 총무원장을 뽑을 경우 승가의 과도한 정치화, 행정비용 발생이 우려된다”며 “금권선거 등 폐단을 없애고 종교적 특징을 살릴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선제를 요구하는 측은 종단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직선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총무원장 직선 실현을 위한 대중공사’(직선 실현 대중공사)의 대변인 허정 스님(전 천장사 주지)은 연합뉴스에 “승가 공동체 회복과 불교발전을 위해서는 전체 승가 대중에 의해 선출된 강력한 총무원장이 필요하다”며 “누군가에게 소임을 맡길 때 전체 대중의 뜻을 묻는 것은 율장에도 기록된 불가의 전통”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행 간선제에서는 특정세력이나 특정인의 매수, 밀약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밀약과 이해관계로 당선된 총무원장은 범계 행위를 엄단하지 못해 승가의 화합에 심각한 갈등요소가 되고,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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