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한 몸 불사를 각오 돼 있다"
설 연휴 전 출마 공식화할 듯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국민대통합과 정치교체를 기치로 내걸고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2007년 이래 10년 만의 자연인 신분 귀향이지만 반 전 총장은 귀국 전 사실상 대선 도전 의사를 밝혀 앞으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뛰어들 전망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겪은 여러 경험과 식견을 갖고 젊은이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길잡이 노릇을 하겠다”며 “분명히 제 한 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고 이미 말씀드렸고 그 마음에 변함없다”고 대선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반 전 총장은 ‘정치교체’를 키워드로 기성정치권에 대한 불신감을 표시하면서 강한 권력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제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우리 사회의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에 대해서 그 해법을 같이 찾아야 한다”며 “정권을 누가 잡느냐, 그것이 무엇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쟁으로 나라와 사회가 더 분열되는 것은 민족적 재앙이다.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라며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선 “귀국 후 국민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를 갖겠다고 늘 말씀드려왔다. 내일부터 그 기회를 갖겠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제가 사심없는 결정을 하겠다. 그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공항철도로 서울역까지 이동해 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을 만난 뒤 승용차 편으로 사당동 자택으로 향했다.

그는 13일 국립현충원에서 역대 대통령의 묘역을 모두 참배하고 사당동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 신고를 할 예정이다.

이후 전직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정세균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등 3부 요인을 만난다. 그 외의 예방과 정치권 인사 등과의 접촉 일정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14일에는 고향인 충북 음성의 부친 선영과 충주에 사는 모친 신현순(92) 여사를 찾는다.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귀국 충주시민 환영대회 추진위원회’가 마련한 환영 행사는 오후 2시30분 충주체육관에서 3천∼5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환영 행사에는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과 조길형 충주시장을 비롯해 충북 출신 국회의원과 시·도 의원, 일부 자치단체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 고향인 음성에서도 규모는 작지만 별도의 환영 행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음성 시민사회단체는 음성체육관에서 열기로 했던 대규모 환영 행사를 취소하는 대신 그의 고향 마을인 원남면 상당리 행치마을에서 약식 행사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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