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우선 정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댁내 두루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캐치미 이프유 캔’이라는 영화를 아십니까? 굉장히 재밌게 본 영화로 기억하는데 간단히 내용을 설명 드리면 실화를 바탕으로 머리 좋은 사기꾼이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갑자기 영화얘기를 하는 이유는 최근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국회 청문회를 보면서 문득 떠올린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새해부터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것이기는 하나 ‘국정농단’ 사태의 과연 구체적인 팩트(Fact)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일은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 중 하나가 최근 국회에서 있었던 청문회입니다. 그러나 가끔 시간을 내어 청문회의 증인신문을 보면서 과연 실질적으로 실체적 진실의 발견에 접근하고 있는지 큰 의문이 듭니다. 이에 대해서 간략하게 언급해 볼까 합니다.

재판에서 증인신문의 과정 중 중요한 개념의 하나가 바로 ‘적대적 증인’입니다. 중요한 이유는 말 그대로 ‘적대적’인 관계인바 당연히 유리한 진술을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어 신문의 준비에 상당한 노력 및 증인신문의 스킬(Skill)이 요구될 것이라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거짓말할 것이라 뻔히 예측되는 증인에게는 그 거짓말을 밝혀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 및 방법이 동원돼야 한다는 것이지요. 단순히 소리를 지르거나 출처도 불분명한 소위 찌라시 수준의 자료를 들이밀거나 그것도 안 되면 형법상 위증죄의 법조문 등을 언급하며 압박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인지 의문입니다. 호통을 치는 것이 일견 국민이 보는 관점에서 감정적으로나마 통쾌함을 느끼게 할 수는 있을지 모르나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위한 적대적 증인신문의 방법에는 어울리지 않았다고 평가합니다.

여러 증인신문을 경험하면서 변호사에 따라 각자의 노하우가 있을 수 있으나 몇 가지 피해야할 원칙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히 언급하면 질문을 구성함에 “예, 아니오”식의 답변이 가능한 질문은 반드시 피해야 하고, 거짓말을 알면서도 절대적으로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며, 거짓말에 대비한 구체적인 증거를 마련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거짓말을 할 것이라 예상한다면 최대한 구체적으로 진술하게 해 자기스스로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을 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고, 질문자가 냉정함을 잃는 것은 스스로 증인에게 밀리고 있다는 것이어서 피해야 하는 것이고, 증인이 가장 흔들리는 경우는 자신의 말과 배치되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을 때여서 전세를 한 번에 역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최소한의 준비가 되어 있었던 청문회인지 아니면 이 참에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표현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올려 소위 청문회의 스타가 되고자 하는 욕심의 비극인지 의문입니다. 적대적 증인들 중 일부는 수십 년간 검사생활 등으로 소위 신문의 달인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는 사람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최소한의 증인신문 기법에 대한 준비를 통해서라도 아까운 실체적 진실발견의 기회를 버리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