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청주 주택 화재현장서 할머니·30대 여성 잇따라 구조

충북 청주의 한 경찰관과 시민들이 잇따라 발생한 주택 화재에서 이웃을 구했다.

청주 청원경찰서 박창순(52) 강력2팀장은 지난 15일 오전 9시30분께 평소 지병을 앓고 있는 가족의 병원치료를 위해 청주시청 인근의 한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아내를 기다리던 중 “불이야”라는 소리와 함께 문을 두들기는 다급한 소리가 들렸다.

박 팀장은 쏜살같이 불이 난 것으로 보이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현장에 도착한 박 팀장은 문을 열었고 이미 집안은 연기로 가득차 눈과 코를 찔렀다. 집주인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수도꼭지를 틀어 물을 받아 불이 난 쪽에 연신 물을 끼얹고 있었다.

박 팀장이 바가지에 물을 받아 뿌려봤지만 불길은 더 쌔질 뿐 진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 와중에 “짐을 챙겨야 된다”며 안방으로 들어간 할머니를 낚아채 밖으로 모시고 나온 박 팀장은 다시 집으로 들어가 소화기를 뿌리며 119에 신고했다.

박 팀장은 “불이 두려운 건 당연하지만 국민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먼저 나서야하는 일을 하다 보니 앞뒤 따져볼 겨를도 없이 뛰어 들어갔다”면서 “할머니가 다치시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청주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도 불이 나 집안에 갇혀있던 여성이 이웃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조됐다.

이날 오전 11시45분께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의 4층짜리 다세대 주택 2층 A(35·여)씨의 집에서 불이 났다.

화재 당시 집안에 있던 A씨는 현관문까지 불이 번진 상태여서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베란다 창문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다세대주택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김기운(51)씨와 또 한명의 남성이 배수관을 타고 올라가 식당 간판을 밟고선 A씨를 구해냈다.

당시 출동한 구조대 관계자는 “집 내부가 상당부분 불에 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위험한 상황이 였다”고 말했다.

A씨를 구조한 김씨는 “도와달라는 소리를 듣고 아무 생각 없이 달려갔다”며 “누구라도 그런 상황이라면 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화재로 A씨의 집 내부 58.79㎡와 일부 가재도구 등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1천700여만원의 피해를 내고 25분만에 진화됐다. A씨는 연기를 흡입하고 약간의 화상을 입어 인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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