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파도에 아수라장...4명 사망·3명 실종돼

▲ ‘차바’가 몰고 온 거대한 파도가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해안도로를 덮치고 있다.

제주와 남부지방을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CHABA)’의 영향으로 제주와 부산, 울산에서 4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 또 하천 범람 등으로 주민 수백 명이 대피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5일 낮 12시10분께 경남 울주군 청량면 회야댐 수질개선사업소 앞에서 온산소방서 소속 대원 A씨가 불어난 회야강 물살에 휩쓸려 실종돼 소방당국이 수색 중이다. 당시 A씨는 주택 옥상에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로를 확인하던 중이었다.

오후 1시10분께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현대아파트 입구에서 약 60m 떨어진 곳에서 B(61)씨가 도로변 가드레일에 몸이 끼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오전 11시2분께 부산 영도구 고신대 공공기숙사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인근 컨테이너를 덮쳤다.

이 사고로 컨테이너 안에 있던 하청업체 근로자 C(59)씨가 숨졌다.

앞서 오전 10시52분께 부산 수영구 망미동의 주택 2층에서 D(90·여)씨가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경찰은 D씨가 태풍이 몰고 온 강풍의 영향으로 추락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오전 10시43분께 부산 강서구 대항동 방파제에서 어선 결박 상태를 점검하던 O(57)씨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밤사이 태풍 차바가 휩쓸고 지나간 제주에서도 실종과 고립, 대피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7시4분께 제주항 제2부두에서 정박 중인 어선에 옮겨타려던 선원 추정 남성 1명이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 이 남성은 부두에서 가장 가까운 배에 옮겨 탄 뒤 밧줄로 묶어 나란히 정박한 다음 배로 이동하던 중 해상의 높은 파도로 인해 발을 헛디뎌 실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8시55분께 전남 여수시 수정동 오동도 방파제에서 1천321t급 여객선 미남크루즈호 선원 2명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다. 선원들은 현장에 함께 있던 해경 122구조대에 의해 약 20분 만에 모두 구조됐다.

또 울산 회야댐의 방류량이 많아지면서 하류 주민이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앞서 오전 4시께에는 제주시 노형동의 한 공사장 타워크레인이 강풍에 쓰러져 인근 빌라 쪽으로 기울자 빌라에 살고 있던 8가구 중 6가구 주민 8명이 주민센터로 긴급 대피했다.

제주시 월대천이 범람해 저지대 펜션과 가옥 등이 침수돼 관광객과 주민 수십 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또 제주시 한천이 한때 범람해 인근 주차장에 세워뒀던 차량 80여대가 휩쓸렸다. 산지천 하류도 범람 위기에 달해 남수각 일대 주민들에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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