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 주변 ‘개점휴업’ VS 떨어져 있는 곳 ‘분주’
대리운전업계도 ‘콜수’ 눈에 띄게 줄어들어

“김영란법 때문에 영업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첫날부터 지역에 따라 식당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관공서 주변에 위치한 코스요리 중국음식점이나 소고기구이전문점 등은 소위 ‘개점휴업’ 상태다.

반면 관공서와 거리가 멀거나 공무원들이 찾지 않았던 음식점들은 영업에 분주했다.

29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의 한 고급제과점 업주 A(40)씨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으로 매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A씨는 “매출 중 비중이 큰 부분이 선물용 제과인데 이번 주 들어서면서 줄기 시작하더니 지난 28일 부터는 거의 나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가격이 저렴한 선물용 과자까지 판매가 안 될 정도로 충격이 큰데 음식점들은 어떨지 걱정된다”고 전했다.

A씨의 우려대로 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지난 28일 저녁 공무원들이 많이 찾던 청주지역 음식점들은 그야말로 ‘텅’ 비어있었다.

지난 28일 오후 8시께 청주시청 인근의 한 유명 중국음식점. 평소 같으면 이미 곽 차있어야 할 9곳 예약실 중 2곳만 손님이 있었다. 주 고객이었던 공무원 손님이 뚝 끊긴 탓이다.

식당 관계자는 “손님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평소의 절반도 안될 줄은 몰랐다”면서 “평소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관공서 손님이 전혀 찾지도 않았고 예약도 없다”고 말했다.

인근 유명 소고기 전문점도 손님은 없는 상황이었다.

이 식당 업주는 “보통 저녁때는 공무원 단체 손님이 많았는데 요 며칠 예약 문의 전화조차 안 온다”며 “김영란법 때문에 가게 문을 닫을 판”이라고 토로했다.

청주시 흥덕구의 한 한정식집 관계자는 “손님이 평소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관공서나 기업체 회식 예약이 최소 5∼6팀은 있어야 하는 데 단 한 팀도 없다”고 전했다.

반면 관가와 먼 고급음식점 등은 매출에 영향이 없었다. ‘김영란법’ 영향을 사실상 전혀 체감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의 한 고급 일식집 관계자는 “2만8천원짜리 코스요리를 새로 마련하는 등 이런저런 대비를 했는데 우려와 달리 손님이 평소와 비슷하다”며 “향후 일주일간 예약 건수도 큰 차이가 없는 걸 보면 매출 타격은 기우였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서원구의 한 대게 전문점도 1인당 6만∼8만원의 고급 식당에 속하지만 평소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아 ‘김영란법’ 영향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같은 분위기는 대리운전업계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관공서 주변 콜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청주의 한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는 “시청이나 도청 주변에서 하루 평균 3∼4건의 콜을 받는데 지난 28일 1건 이었다”면서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관공서 주면에서 받는 콜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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