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 청주 상당구 세무과 주무관

민중이란 사전에는 ‘국가나 사회를 구성하는 일반 국민. 피지배 계급으로서의 일반 대중을 이른다’라고 되어 있다. 나는 여기에서 피지배로 인식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은 지배, 피지배로 나누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교육부의 한 공직자 기자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민중을 개, 돼지로 발언하여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 공직자는 그 발언으로 최근 파면을 당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고위 공직자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더군다나 교육 분야에 근무하시는 분의 이야기다 보니 더욱 놀라운 일인 것이다. 공직에 오래 근무하다보면 민중을 제대로 느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주위에 같은 고위공무원이나 상류층들과 만나면 민중과 동떨어져 살게 되고 이런 경험이 자꾸 쌓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선민의식이 생길 수 있다.

민원실에 근무를 하다 보면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다 합리적이지는 못하다.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도 있고 욕을 입에 붙이고 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요 부모요 이웃이며 친구일 것이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 보면서 과연 우리가 알아야할 민중의 참다운 의미는 무엇일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홍익정신의 기반위에서 만들어진 나라이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정신적 윤리적 기반위에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 후 수많은 나라가 있었고 권력이 있었고 정치가가 있었고 고위 공직자가 있었다. 바뀌는 것은 나라, 권력, 정치가 그리고 공직자이지 민중이 아니었던 것이다. 임진왜란 때 부패한 정치가를 도망갈 때 앞서 싸운 것은 민초들이며 조선이 패망할 시 맞서 싸운 것도 동학을 비롯한 민중들인 것이다. 소위 양반이나 지식인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무었을 하였고 어떻게 살았는가?

모든 공무원들이 하는 일은 단지 공공의 복지 및 공동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을 국민들 대신하는 것이다. 민중을 개, 돼지로 여기며 권력을 휘두르라고 있는 자리가 아님을 잊은 건 아닌지? 국가의 세금은 국민에게 나오고 그 세금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 그것이 공직자의 사명일 것이다. 교육부 고위 공무원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그런 말을 했다는 자체가 어이없을 뿐인 것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공사에 여가가 있거든 반드시 정신을 모으고 생각을 안정시켜 백성을 편안히 할 방책을 헤아려내어 지성으로 잘되기를 강구해야 한다”라고 하셨는데 이 시대의 공직자들은 이 말씀을 되새기고 또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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