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명 119에 도움 요청…옥천·영동 병원서도 20~35명 치료
불볕 더위에 활동 왕성…“주변에 음료·과일 등 두지 말아야”

개체 수가 급증한 벌들이 추석을 앞두고 산에 오르는 벌초객들을 위협하고 있다.

29일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주말(27∼28일) 도내에서 벌에 쏘여 119 구급대에 도움을 요청한 신고는 36건으로 피해 환자는 44명에 달했다. 충북도소방본부 관계자는 “대부분 벌초를 하다 벌에 쏘인 환자들”이라며 “두통이나 호흡곤란, 발진 등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119 구급대의 도움 없이 가족과 함께 병원을 찾은 환자들까지 포함하면 벌에 쏘인 환자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옥천의 유일한 응급의료지정기관인 성모병원 응급실은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벌쏘임 환자가 35명이나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 침상이 10개 정도 되는데 지난 주말에는 대부분 병상이 벌쏘임 환자로 채워졌을 정도”라며 “해마다 벌초를 앞둔 주말에 10명가량의 벌에 쏘인 환자가 오는데 올해는 유독 심하다”고 말했다. 인근 영동지역 응급의료지정기관인 영동병원에도 지난 주말 20명의 벌쏘임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

최근에는 아파트 외벽이나 건물 인근에 집을 짓고 사는 말벌이 늘면서 여름철이면 매년 도심 주요 소방서에 하루에도 2∼3건씩 벌집을 제거해 달라는 신고가 빗발친다. 올해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평년보다 벌들의 활동이 더욱 왕성해졌다는 게 소방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충북도소방본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벌집 제거 출동 건수는 4천768건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4%(2천140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학교 식물의학과 김길하 교수는 “곤충들은 온도가 높고 건조하면 발육 기간이 짧아져 개체 수가 늘어난다”며 “등검은말벌과 장수말벌, 땅벌에 이르기까지 종류에 관계없이 올해처럼 30도 이상의 불볕더위는 벌들이 자라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심이나 산에서 벌의 공격목표가 되지 않으려면 주변에 음료나 과일과 같은 단음식을 두지 말라고 조언했다.

또 벌을 유인하는 향수나 화장품과 밝은 색상의 의상 착용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신용카드 등으로 피부를 밀어 침을 뽑아내고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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