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미술관 오늘 개관
84억 들여 사직동 옛 KBS방송국 리모델링
전시실·북카페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

개관전 ‘여백의 신화’ 10월 3일까지 전시

김기창·윤형근 등 지역 작가 7인 ‘재조명’

유작 76점·사진자료·드로잉 등 300점 소개

 

인문학 강연·시민 참여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청주시립미술관이 1일 개관한다.

충북 청주시 사직동의 옛 KBS방송국을 리모델링해 개관하는 시립미술관은 8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에 전시실과 수장고, 교육실, 자료정보실, 북카페, 휴게시설 등 전시와 교육, 수장 기능을 갖추고,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또 시립미술관 본관을 중심으로 대청호미술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오창전시관을 통합 운영해 전시와 작품 수집, 교육, 작가 지원, 지역미술 연구를 통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 할 예정이다.

이날 다채로운 예술문화 행사로 개관을 축하한다. ‘시민과 손잡고 미술관 집들이 기념음악회’가 이날 오후 3시30분~5시30분 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청주를 소재로 한 5곡의 창작곡을 제작해 연주하고 미술관 발전기원 퍼포먼스를 벌일 예정이다.

미술관을 장식할 첫 개관전은 ‘여백의 신화 청주, 한국현대미술의 초기 역사를 쓰다’로 초기 한국현대미술의 역사를 썼던 작고작가 7인의 선구자를 모신다. 오는 10월 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개관전은 윤형근, 정창섭, 김기창, 박래현, 박노수, 김복진, 김봉구 등 7인을 통해 ‘청주문화유전자’를 재조명하고, 이들이 지닌 위대한 예술혼을 교집합으로 한 우리 민족의 특성적 문화유전자인 ‘여백의 힘’에 주목했다.

전시는 이들 7인의 유작에서 엄선한 76점의 작품과 다수의 드로잉, 사진자료, 친필원고 등 300여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김복진 작가는 청원군 남이면 팔봉리 출생으로 일제강점기 어두운 시대에 한국근대미술의 토대를 이룩한 조각가다. 작가로서의 활동기간은 일본 도쿄미술학교 졸업한 후 요절할 때까지 5년 6개월간의 옥중생활을 제외하면 10년 남짓하지만,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근대기 최초의 조소작가, 미술평론가, 문예운동가, 사회주의 운동가로 활동했다. 그의 대표작 ‘백화’는 전통적인 다소곳함과 꼿꼿한 자태를 하고 있으면서도 강인한 내면성을 지닌 한국여인상을 예술적으로 새롭게 조형화했고, ‘소년’은 일제 식민지하의 시대정신을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높은 천정 공간을 가지고 있는 과거 KBS공개홀이었던 1층 주전시실에서는 김복진 작가의 높이 9m 속리산 미륵대불을 비롯해 여인입상, 백화, 소년을 홀로그램으로 보여준다.

김기창 작가는 모친의 고향인 청원군 내수면 ‘운보의 집’에 1984년 정착해 자유롭고 활달한 필력으로 전통수묵채색화부터 추상화까지 한국 동양화의 지평을 넓힌 우리나라 대표 화가다.

1946년 김기창 화백과 결혼한 박래현 작가는 남편과 함께 서구적 회화공간을 융합함으로써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성 실험에 선구적 역할을 했다.

청주 남문로 출신인 정창섭 작가는 ‘그리려 하지 않으면서도 그려지고, 만들려 하지 않고서도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예술이념을 바탕으로 윤형근 작가와 함께 무위자연의 동양정신을 한국적 추상으로 승화시켜 독자적 한국현대추상회화의 세계를 구축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윤형근 작가는 ‘자연과 같이 언제 보아도 실증 나지 않는 그런 작품, 사람의 손이 지나치게 들어간 것은 보기 싫어진다’는 생각으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지닌 소박과 신선미를 추구하며 독자적 한국현대추상회화의 세계를 구축했다.

충남 연기군 전의면 출신인 박노수 작가는 평생 고결한 선비의 품격으로 화지 앞에서 ‘전통의 억압을 탈각해서 자신의 자유분방한 표현을 갖는 것’이라는 예술 이념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의 간극,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어 동양화 전통의 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독창적 화풍을 보여준다.

청원 강내면 출신인 김봉구 작가는 ‘삶과 존재와 아름다움’을 화두로 ‘인간의 삶이 그 대상’이라는 창작 물음을 가지고 조형요소간 조화미를 승화, 초기 한국 추상 조각의 기틀을 만들었다.

개관전과 함께 개관 연계 전시도 진행된다. 대청호미술관에서는 ‘생명문화예술도시 청주 시민공모전’이 1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오창호수도서관 2층 전시관에서는 ‘맥, 청주지평전-지역작가초대전’이 1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는 ‘도큐멘트, 10년의 흔적, 10년의 미래전’이 다음달 14일까지 열린다.

또 개관전 기간동안 현대미술 인문학 강연과 다채로운 시민 참여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인문학 강연은 본전시에서 조명하는 청주 출신 7인의 작가 작품 감상과 현대미술현상의 이해를 주제로 윤범모, 최열, 김영순, 조인수, 조은정, 송희경, 박천남씨가 연사로 나서 10차례 진행된다. (☏043-201-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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