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아인트호벤 이라는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가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것은 거기에 필립스 회사가 있기 때문이다.

인구 20만명의 작은 도시이다. 그런데 그 대부분의 시민들은 필립스와 관계있는 사람들이고 공원이나 학교나 병원 같은 곳도 거의 필립스가 만들어 시(市)에 기증한 것이다. 그래서 아인트호벤의 시민들은 시장 이름은 몰라도 필립스의 사장 이름은 알고 있다. 이곳의 어떤 시장은 ‘무시당한’ 분풀이로 이렇게 외친 적이 있다.

“필립스 안에 아인드호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인트호벤 안에 필립스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

필립스의 매상고는 미국의 대 메이커를 제외하고는 항상 세계 10위 안에 드는 엄청나게 큰 회사이다. 그것도 전체 제품의 95퍼센트는 해외에서 팔고 있다. 더욱이 그 품종은 5만 여종으로서 전구로부터 원자로에 이르기까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다.

필립스가 작은 규모로 전구(電球)를 제조하기 시작한 것은 1891년의 일이다. 그러나 네덜란드 국내에서만의 판매란 아무리 애써도 그 한계가 뻔한 것이므로 필립스사는 초창기부터 외국에의 판매를 강구한다. 창업자의 한 사람인 안톤 필립스가 소기업인 주제에 독일이나 러시아로의 전구 수출을 획책하자 당시 독일의 대 전기회사인 AEG의 중역 에밀 라텔나우는 안톤을 불러 말했다.

“당신은 독일이나 러시아 등 외국에 제품을 팔려고 애쓰는 모양인데…. 그런 것은 더 실력을 기른 다음에 해야 할 일이야. 국제 경쟁이란 네덜란드 안에서 전구를 파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 쉽게 말해서 여기 있는 스위치를 누르면 당장에 전구 값을 20페니아 씩이나 내릴 수 있어. 그래도 당신이 AEG와 경쟁을 할 수 있겠나? 좀 차분히 생각해 보는 게 어때!”

그러자 잠자코 듣고 있던 안톤 필립스는 빙긋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잘 알았습니다. 라텔나우씨. 그렇다면 선생께서는 좋으실 대로 스위치를 누르십시오. 아무리 눌러도 괜찮으니까요.”

“뭐라고?”

“라텔나우씨, 말씀드리죠. 필립스사의 계약서에는 언제나 AEG보다 반 페니 씩 싸게 판다는 항목이 하나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선생께서 아무리 서둘러 스위치를 누르신다 하더라도 언제나 우리 것이 더 싸게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다름 아닌 필립스사의 투쟁정신, 경쟁에는 반드시 이겨라,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꼭 이겨야 한다는 정신의 표현인 것이다. 바로 이 정신으로 필립스사는 백년이 넘도록 그들의 경영전략을 꾸며오고 있다. 우리가 어린이의 장래성을 볼 때 가장 중시(重視)해야 할 점도 바로 이 감투정신이다. 아무리 재능이 있는 아이라 하더라도 경쟁에는 기어코 이긴다고 하는 정신이 없어서는 그 앞날은 보잘 것 없는 것이 되고 말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길이란 본디 있던 것이 아니고 만들어 지는 것이다.

포기하지 마라. 좌절하지 마라. 경쟁에서 지지마라. 너는 할 수 있다. 성공의 길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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