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출신으로 충북도백을 세 차례나 지냈던 이원종 지역발전위원장이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이원종 위원장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으며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을 경제수석으로, 현 안종범 경제수석은 정책조정수석으로 수평 이동시켰다.

이 같은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여당의 4·13총선 참패 후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개편의 규모로 보면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총선의 민의를 겸허히 수용하는 차원에서 대대적인 교체가 기대됐지만 교체의 폭이 좁은데다 안종범 경제수석을 정책조정수석으로 자리 이동만 시켜 경제정책 등 국정기조에 대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점 등 인사 내용도 기대에 못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충북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출하는 사례가 됐다. 이 신임 비서실장은 서울시장과 세 번의 충북도지사를 역임했으며 서원대학교 총장을 거쳐 현재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했다.

청와대는 이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 “행정 전반에 걸쳐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갖추고 있고 친화력과 신망이 있는 분으로 대통령을 원활히 보좌해 국민 소통과 국가 발전에 기여해나갈 적임자”라고 인선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의 인선배경과 이 신임 비서실장의 평생 행적이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이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1942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 제천고, 국립체신대학교 통신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체신부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성균관대 야간대학을 다니며 1966년 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후 그는 행정 관료의 길을 걸어 서울시기획담당관을 거쳐 1992년 충북지사, 1993년 서울시장에 임명됐으며 1998년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에 당선된 뒤 2002년 재선에 성공했다.

평생 행정 관료로 살아온 그의 이력을 놓고 보면 모나지 않은 무난한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신임 비서실장의 과제는 자칫 레임덕 우려까지 제기 되고 있는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과제 수행에 어느 정도의 훌륭한 조력자가 되느냐 하는 문제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청와대가 민생경제 활성화와 남북갈등 해소 등 여러 가지 국정현안을 슬기롭게 마무리 지을 수 있어야 한다.

그간 중앙정부의 중요 보직에서 역량 있는 인재를 배출하지 못한 충북으로서 ‘충북출신의 대통령 비서실장’ 직함에 대한 기대도 자못 크다. 대통령을 잘 보필해 주요 국정과제 수행 뿐 아니라 충북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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