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 “충북과 가까울수록 불리”
이승훈 시장 “서부권인 옥산면 거쳐야”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의 청주 통과 여부를 놓고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자칫 논리 싸움에서 밀리면 두고두고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들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지사가 양보 없는 싸움에 들어갔다.

12일 이 지사는 충북도청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가 청주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 추진은 더 불리해진다”고 말했다.

청주시와 새누리당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 등이 전날 제기한 서울~세종 고속도로 청주 미경유와 관련한 이 지사 책임론에 대한 반박이다.

이날 이 지사는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오송 등 청주 지역을 지나면 중부고속도로 물동량이 줄어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타당성 조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세종 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모두 기점이 경기 구리”라면서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의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를 높이려면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서쪽으로 가면 갈수록 (충북에는)좋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청주시 주최 국회의원 당선인 간담회에서 정 의원이 “충북도가 중부고속도로 확장 추진을 위해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을 그대로 인정해줬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논리이다.

충북도는 그동안 서울~세종 고속도로만의 건설에 반대하면서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의 조속 추진을 정부에 요구해 왔다.

중부고속도로 나들목을 중심으로 이전하는 기업들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충북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정 의원은 전날 청주시가 마련한 국회의원 당선인 초청 정책 간담회에서 “청주시도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 지사는 도민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태수 청주시의원도 같은 날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제2경부고속도로라 불리는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서울에서 안성을 거쳐 세종시로 연결된다”며 “청주를 경유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시 집행부에 따졌다.

답변에서 같은 당 이승훈 청주시장은 “충북 발전을 위해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청주 서부권인 옥산면을 거쳐야 한다고 본다”며 “사업계획 변경 요구안을 만들어 도를 거쳐 국토부에 제출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에서 청주가 빠진 것을 국토교통부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지 충북도와 구체적 협의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도의 한 관계자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계획은 정 의원이 충북지사(민선4기)로 일할 때 만들어졌다”며  “도는 청주를 거치지 않는 고속도로 노선을 수용하거나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더민주 측의 한 관계자도 “2014년 지방선거 때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충북 경유를 공약한 것은 새누리당 지도부였다”면서 “이에 와서 이를 야당 지사 책임으로 모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가 주력하고 있는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은 상습 정체가 빚어지고 있는 이 도로 충북 구간(호법~오창~남이)을 확장하자는 것이다.

2008년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사업타당성 조사에서는 1.03이 나왔다. 1 이상이면 사업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서울~세종 구간 고속도로 신설 계획이 나오면서 이 사업은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 서울~세종 구간 고속도로를 신설하면 중부고속도로 교통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DI는 지난달 19일 책임 연구원 2명을 충북도청에 보내 도와 청주시, 증평군, 진천군, 음성군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사업타당성 재조사에 착수했다. 결과는 오는 10월께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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