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류호경 “상금 장애인 위해 써달라”

청주시청 류호경(39·지체장애 1급)이 2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사격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대회 MVP에 선정됐다. 특히 류호경은 MVP 부상으로 받은 100만원을 불우한 장애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전북도에 전달, 체전에 참가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며 진정한 MVP의 모습을 보여줬다.

류호경은 지난 13일 전북 임실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공기소총복사 개인전에서 706.6점을 기록하며 종전 세계신기록인 705.8점을 뛰어넘었다. 류호경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번대회 공기소총 입사 개인전에서 588점을 얻으며 정상에 올라 2관왕을 차지, 충북을 종합 4위에 올려놓고 장애인 체전사상 처음 마련된 MVP의 주인공이 됐다.

류호경은 MVP 수상 후 더욱 빛났다. 부상으로 받은 100만원을 장애를 딛고 운동하는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전북도지사에게 선뜻 전했기 때문이다.

류호경은 지난 88년 군복무중 씨름을 하다 경추골절상을 입고 사지불완전 마비판정을 받았다.
이후 재활을 위해 시작한 수영과 인연이 돼 2000년 시드니장애인올림픽에 수영선수로 참가하던 중 사격선수들과 같은 숙소를 쓴 게 계기가 돼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총을 잡았다.

2001년 7월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인 세계장애인월드컵사격대회에서 8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당시 청주여고 이시홍코치의 지도로 차츰 세계의 벽을 두드릴만한 명사수로 변해갔다.
류호경은 2002년 아시아태평양 장애인사격대회 동메달, 2003 독일오픈 동메달 등을 기록하며 이제는 어엿한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류호경은 “가족들과 청주시청 사격팀 관계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서 금메달을 노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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