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전 청주예총 부회장

지난 설날 아침! 여덟살 손자에게 세배를 받고 세뱃돈을 주면서, ‘장래 꿈이 무엇인가’라고 물어 보았다. ‘로봇공학자’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로봇공학 3원칙을 “첫째,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어려운 인간을 도와 줘야 한다. 둘째, 로봇은 사람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단 제1원칙에 어긋나면 따르지 않아도 된다. 셋째, 로봇은 자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필자는 ‘로봇공학 3원칙’이란 게 있는 줄 비로소 알았다. 요즈음 애들은 참으로 똑똑하다. 손자가 필자에게 질문할 때마다 하나도 답하지 못하겠다. 똑똑한 손자를 볼 때마다 필자의 유년시절이 생각이 난다. 그때는 ‘나머지 공부’라는 것이 있었다. 공부를 지질이도 못해서 다른 학생들은 대부분 집에 가는데, 필자는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한글을 익혔으나, 아무리 반복해도 하나도 머리에 남질 않았다.

요즈음 애들은 대부분 똑똑하다. 그러니 부모들은 자기 아들이 천재인 줄로 착각하고 있다. 설령 천재라고 해도 그것이 교육의 전부가 아니다. 공부만 잘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교육이란 전인적 인격을 바탕으로 유능한 사회인을 양성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필자가 비록 공부는 못했더라도 일곱살부터 세 동생을 등에 업어 키우고, 새벽이면 일어나 구정물을 가마솥에 붓고 여물을 넣어 부엌에 장작을 지피며 소죽이 끓이는 등 매우 끈질긴 근성은 있었던 것 같다. 비록 초등학교 4학년이 돼서 겨우 한글을 깨우쳤지만, 그때부터 독서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해 그 습관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필자가 초등학교 4학년때 사촌형님 덕분에 공부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돼 부단한 노력 끝에 오늘에 이르렀다.

졸업시즌이다. 학생들은 새로운 학교, 새로운 학년을 준비해야 한다. ‘학생은 선생님만큼 성장한다’고 한다. 위대한 인물 뒤에는 위대한 선생님이 있다. ‘10대에는 꿈을 키우고, 20대에 실력을 키우라!’는 말이 있다. 교사는 학생에게 꿈을 키워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안목(眼目)이 중요하다. ‘안목’이란 학생에 대한 미래의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부모나 선생님이 학생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꿈을 키워주는 것이다. 안목이라면 에디슨의 어머니를 빼놓을 수 없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입학한지 3개월 만에 저능아라고 퇴학당했지만 미래의 가능성을 보는 안목이 있었다. 그 안목이 발명왕을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초정에 가다보면 ‘운보의집’이 있다. 한옥 기둥에는 ‘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錄之人), 지부장무명지초(地不長無名之草)’라고 쓰여 있다. 하늘은 사람마다 제 먹을 복을 줘서 보냈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은 내지 않는다. 그렇다! 사람마다 타고난 몫이 있다. 교육은 저마다 타고난 몫을 찾아 구현하는 것이다. 사람은 가능성속에 살아간다. 그 가능성을 인식하면 위대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개개인의 가능성을 보는 안목과 키워주는 것이 훌륭한 교육이다. 그렇다 기성세대는 청소년에게 미래 가능성을 보는 안목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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