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역 합동토론회 '탄핵' '노인폄훼' 공방만 치열

4·15총선 후보자 초청 합동토론회가 정책·공약 대결보다는 상대 후보를 헐뜯기 위한 인신 공격 등 상호 비방이 난무해 토론회 근본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모케이블방송 주최로 8일 증평문화회관에서 열린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 후보 정책 토론회는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위한 정책·공약 대결은 실종된 채 ‘탄핵의 부당성’과 ‘노인 폄훼 발언’ 등으로 후보자간의 공격성 질의와 답변으로 얼룩졌다.

이날 모두 발언에서 한나라당 오성섭 후보는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대통령 면회 신청을 하고 야당 대표를 만나 공약인 지역의 전철화 사업과 실버타운 건설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김종률 후보는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훼 발언과 관련, 사과한 뒤 선거구 내 4개 자치단체가 신행정수도 배후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당 후보인 자신만 실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정우택 후보는 2선 임기 8년간 깨끗한 정치 활동을 펼쳤고 해양수산부장관과 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3선이 되면 충청의 대표주자로 중앙에 우뚝 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어 계속된 토론회에서 정 후보는 “열린우리당은 마치 다수당이 된 양 오만에 빠진 정체성을 알 수 없는 당”이라며 “이번 선거는 충청의 대표주자를 키워주느냐, 정체성이 없는 신인이자 지역현안을 모르는 사람을 당선시켜 원점으로 돌아가 4개 군을 후퇴시킬 것이냐”며 김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국회 탄핵 당시 상대적으로 소수인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으로서는 탄핵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서울에서 학교를 나오고 부친의 후광을 입어 국회의원에 당선되려는 사람보다는 지역에서 학교를 나오고 지역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무료 농민 변론에 나서는 등 노력해 온 사람이 당선돼야 한다”고 맞받아 쳤다.

정 후보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훼발언과 관련, 오 후보에게 ‘용납될 수 있는지’ 여부를 질의하자 오 후보는 ‘하늘과 땅이 노할 일’이라고 거들었다.

오 후보는 “열린우리당은 당초 권순각 후보를 공천자로 내정했으나 갑자기 김 후보로 바뀌어 공천이 됐는데 김 후보가 법률가이면 공천을 받았으면 안된다”며 “그동안 2번이나 낙선하면서 발톱이 4개나 빠지는 등 지역을 발로 뛴 자신을 제외하고 하루 이틀 전 지역에 내려온 사람이 1등으로 나온 여론조사도 납득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정 후보는 “깨끗한 정당을 표방한 열린우리당이 현재 선거법위반 사건 1위고, 대통령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열린우리당의 실체를 국민들이 바로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후보 모두 발언 이후 1시간여동안 진행된 토론회가 인신공격 위주로 변질되자 토론회 주최측 사회자는 토론회 도중 “이번 총선에서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 가장 적은 3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 토론회 열기는 가장 뜨거운 것 같다”며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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