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국 중국 불참선언으로 대체 콘텐츠 물색
청주출신 재미 사업가 홍성은 회장 도움으로 전시

▲ 총괄큐레이터 아이리스 문(왼쪽)과 설치전문가 라파엘 셜리.

큐레이터 아이리스 문·설치전문가 라파엘 셜리 협력

“사실상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전시”

2015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작품 중 많은 화제를 낳고 있는 작품은 단연 고(故) 백남준 작가의 ‘거북(Tuttle)’이다.

현재 전시관 3층에 마련된 백남준 특별전(총괄큐레이터 아이리스 문)에 설치된 이 작품에는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비디오아트 창시자 백남준 작가를 만날 수 있게 된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거북’은 올해 비엔날레 초대국 선정 국가였던 중국의 갑작스런 참여 취소 통보로 마련된 대체 콘텐츠다. 당시 조직위는 메르스를 이유로 갑작스레 불참을 선언한 중국을 대체할 콘텐츠를 애타게 찾고 있었지만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런 사연을 들은 청주 출신 재미 동포 사업가 홍성은 회장(Rainier Group)이 비엔날레 조직위에 손을 내밀었다.

거북의 소유주인 홍 회장은 세계적인 작품을 고향 사람들과 함께 향유하겠다며 거북이를 선뜻 비엔날레에 출품했다.

조직위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세기의 거장 백남준의 거북을 전시하는 기회를 얻었다. 거북은 단숨에 비엔날레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거대한 거북이를 비엔날레 전시장에 설치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거북은 166개 TV 모니터를 사용한 가로 10m, 세로 5m, 높이 1.5m에 이르는 대형 비디오 설치 작품이기 때문이다.

콜라보레이션 작업 개념을 중요시했던 백남준의 작품 설치에는 조각적인 요소와 미디어의 요소를 모두 필요로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전 세계에 백남준의 작품을 설치할 수 있는 전문가는 백남준 선생의 오른팔로 알려진 이정성 선생과 18년간 백남준과 함께 일했던 라파엘 셜리(Raphele Shirley·여) 등 단 2명이다.

이번 작품 ‘거북’ 설치에는 미국에서 온 라파엘 셜리와 3명의 한국 전문가가 참여했다. 최초의 데자뷰 설치작업 기술을 도입한 대작업이었다. 설치 작업에만 11일이 걸렸다.

TV복원전문가인 라파엘 셜리는 “가장 까다로운 점은 기초 부분 연결이 어렵다”며 “작품을 처음 만났을 터틀의 파트들이 마치 고고학적이고 복잡해 고고학자 같은 마음으로 작품 설치 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백남준의 작품은 유니크하며 세기적인 작품이라고 강조하며 거북은 동서양의 동물 체계를 다루는 상징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팀과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작업을 함께한 한국의 전문가들이 유능해 설치작업도 백남준 선생이 강조했던 완벽한 콜라보레이션을 이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와 함께 이번 백남준 특별전을 만든 또 한 사람은 미국 뉴욕에서 백남준 작품을 전담하는 독립큐레이터 아이리스 문(문인희)이다. 백남준 특별전 총괄큐레이터인 그녀는 ‘거북’의 비엔날레 전시를 있게 만든 주역 중 하나다.

아이리스 문은 “거북은 ‘HANDS+확장과 공존’이란 이번 비엔날레 주제와도 걸맞는다”며 “거북은 이번 전시가 끝나면 주인이 있는 미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현실적인 여건으로 볼 때 사실상 ‘거북’을 관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남준의 ‘거북’은 다음달 25일까지 옛 청주연초제조창 일원에서 열리는 2015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관 3층에서 만날 수 있다.

▲ 백남준 作 ‘거북(Tu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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