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9일 시·도지사·국회의원 회의...제2경부·중부고속道 협력안 나올수도

 중부고속도로 확장과 제2경부고속도로(서울∼세종) 신설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여온 충북도와 세종시·충남도가 상생 협력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가 세종시·충남도의 제2경부고속도로 신설에 반대한다는 뜻을 접고, 세종시와 충남도가 충북의 숙원사업인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9일 세종시에서 이시종 충북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권선택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이 참석하는 ‘충청권 시·도지사, 국회의원 연석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에서 세종시와 충남도가 추진하는 제2 경부고속도로 조기 건설과 충북도의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이 안건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충북도의 분석이다. 충북도와 세종시·충남도는 지난해 6·4 지방선거 직전부터 고속도로 건설을 놓고 이해득실을 따지며 얼굴을 붉혀왔다. 당시 지역 정가에서는 이 지사와 안 지사, 이 시장 모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어서 3인의 갈등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충북도는 청주공항 관문 역인 KTX 오송역의 기능이 축소되고 청주와 음성, 진천 일대의 산업단지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해 왔다.

반면 세종시와 충남도는 포화 상태인 경부고속도로 교통량 분산, 수도권 교통난 해소 필요성을 내세워 제2경부고속도로 신설의 당위성을 주장해 왔다.

상생발전을 위해 충청권 자치단체가 공조해도 모자랄 판에 이해득실만 따져 서로 발목을 잡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지난해 9월 충청권 시·도지사 4명이 참석한 충청권 광역 행정협의회 때 견해차가 커지면서 중부고속도로 확장과 제2 경부고속도로 신설 모두 의제로 상정되지 못했다.

정부와 국회도 이런 갈등을 의식한 듯 올해 정부 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다음달 11일 국회에 상정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도 빠졌다.

이런 결과가 빚어진 것은 충북도와 세종시·충남도가 공동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기는커녕 제 살길만 모색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 7월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난 19일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따로따로 만나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 추진을 요청했다. 반면 세종시와 충남 천안시는 제2경부고속도로 조기 건설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으로 맞불 작전을 펼쳤다.

이런 점 때문에 충북도와 세종시·충남도가 서로 자기 지역을 지나는 고속도로 사업만 고집하면 이번에도 정부 예산에 반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연스럽게 내년에 첫 삽을 뜨려면 충청권이 한목소리를 내며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는데 힘이 실리고 있다.

충청권 시·도지사, 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두 사업에 대한 상생 협력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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