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일본에도 지역 차별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는 토오쿄오(東京) 대 오오사카(大阪)의 대결이 있고, 토오쿄오(東京)와 쿄오토(京都)와의 대결의식도 강하다. 일부 쿄오인들은 아직도 쿄오토가 수도라는 생각에 젖어있어 다른 지역사람들의 비판까지 듣고 있다. 양반의식으로 가득 찬 쿄오토 대 장사꾼 기질의 오오사카 간의 대결 의식도 대단하다.

반면에 나고야 사람들은 이들 동서 대결의 중간지대라서 그런지 받는 것 없이 미움 받는 지역으로 소문 나 있다. 나고야 사람들은 동일본에서도 서일본에서도 좋은 소리 못 듣고 깍쟁이라 욕먹고 있다. 토오쿄오 사람들은 오오사카 사람들이 화려한 색깔을 좋아하고, 품위가 없으며 교통질서도 잘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오오사카 사람들은 토오쿄오인들이 잘난 체하며 딱딱하고 인정이 없다고 비난한다.

경계선을 맞대고 있는 오오사카 사람들과 쿄오토 사람들 간에도 지역 차별이 존재한다. 넓게 볼 때 오오사카 대 토오쿄오 간의 대결 시는 쿄오토도 포함되나, 쿄오토 사람들은 오오사카 사람들과 같이 취급되는 것을 극도로 거부한다. 1천100년간 수도였던 지역특성도 있고 일본인들의 마음의 고향으로서 아직도 의식 속에서는 일본의 수도요, 언젠가는 천황이 다시 돌아 올 것이라 믿고 있는 사람들까지도 있을 정도이다.

오오사카인을 교양이 부족한 장사꾼이라 치부하는 반면, 오오사카인은 쿄오토인을 양반이라 일부분 인정하면서도 너무 도도하고 속 좁다고 평한다. 때문에 속담에도 ‘쿄오토 사람들은 옷치장 하느라 망하고, 오오사카 사람들은 먹는데 돈을 너무 써서 망한다’라는 속담까지도 생겨났을 정도이다. 오오사카가 전형적인 서민도시라면, 쿄오토는 전통적으로 양반 도시인 것이다.

쿄오토 사람들과 토오쿄오사람들간의 해묵은 대결도 있는데, 이는 바로 메이지 시대 천황이 쿄오토에서 토오쿄오로 옮겨가면서 불붙었다. 두 도시 사람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지역이 진정한 일본의 수도라고 주장하는 것이며, 쿄오토인들은 오랫동안 수도로서의 역사와 정서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아직도 의식적으로는 토오쿄오인들을 진정한 서울 사람이라 보려하지 않는다. 두 지역간의 자존심 대결은 아직도 그 해결이 요원한 것 같다.

이러한 의식의 차이는 행동으로도 나타나니, 토오쿄오 사람들은 겉으로는 예의바르고 교통질서를 잘 지킨다. 쿄오토 사람들도 예의 바르고 샌님처럼 깐깐하지만, 오래 사귀다 보면 매우 정감이 가는 사람들이다. 오오사카 사람들은 일본 내에서 가장 예의 바르지 않다는 소리를 들으며 가장 교통질서를 안 지키는 곳으로 유명하다. 무질서하고 잘 양보를 안 해주기에, 토오쿄오 사람이 오오사카에서는 운전하기가 힘들다고 할 정도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도 토오쿄오인들은 오른쪽을 비켜 주고 오오사카 사람들은 왼쪽을 비켜준다. 쿄오토 사람들은, 필자가 유심히 보아도 왼쪽을 비켜줄 때도 있고 오른쪽을 비켜줄 때도 있어, 기준 없이 뒤죽박죽으로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나 크게 보면 일본은 동일본 대 서일본의 경향이 강하다. 동일본 쪽의 칸토오(關東) 사람들은 같은 지역사람이라도 친근감과 칸토오 지역민이라는 동일 감정이 적은데 반해, 칸사이 사람들은 잘 뭉치는 편이다. 물론 칸사이 지역민들 이 잘 뭉치는 것은 잠재의식 속의 칸토오에 대한 공동 대항 의식에 의한 것이다.

때문에 칸토오 사람들이 볼 때는 오오사카나, 쿄토오, 나라, 코베 사람들이 같은 지역성향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로 보이고, 심지어 그들을 일러 ‘칸사이공화국(關西共和國)’이라고까지 부를 정도이다.

장팔현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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