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도민 여러분! 이 절박한 시기에 저의 애타는 소회의 일단을 말씀드리게 돼 기쁩니다. 어제도 저희 양계업자들이 생산한 닭고기를 파는 가게를 냈던 한 업자가 조류인플루엔자파동에 손님의 발길이 끊겨 더 이상 경영이 불가능한 현실에 절망을 느껴 자살했다는 뉴스가 제 가슴을 갈기갈기 찢는 아픔을 느꼈습니다.

정확히 ‘가금인플루엔자(A1)’라 호칭되는 문제의 병은 학술적으로 많은 형태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우리 농가에서는 보통 비병원성, 약병원성,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로 알고 있습니다.

양계농민 고사위기 겪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인플루엔자는 고병원성으로, 발병하면 하루 이틀 사이에 거의 폐사 되는 치명적 조류 질병을 말합니다.

우리 양계 농민들에게는 치명적인 손실을 입히는 질병으로 알고 있지만 여태껏 우리 나라에서는 발생한 사례가 없어서 매년 외국의 발생사례를 들을 때 안도해 왔는데 엄청난 악몽으로 우리 앞에 현실로 닥쳐오니 참으로 그 엄청난 피해에 암담하기만 합니다.

우선 언론에서 대단한 특종인 양 발병농장의 폐사된 닭의 사진과 살아있는 오리를 매몰하는 광경을 모자이크(화면) 처리도 하지 않고, 매시간 방송을 하고 인체에 엄청난 해가 있는 것처럼 보도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던 점에 불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국민들에게 닭고기를 먹으면 금방 질병에 감염되고 이상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을 갖도록 해 닭고기를 먹을 수 없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학자들은 닭고기를 익혀 먹거나 달걀은 껍질 부분을 닦아서 먹으면 괜찮다는 확신 없는 얼마쯤 애매한 말만 늘어놓아 공포심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말았습니다.

닭 사육농가로 보아서는 보도의 신속성보다는 그 보도가 가져올 결과까지도 고려하는 신중한 보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한 어떤 것이 과연 대국적 견지에서 바람직한 것인지 언론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봐야 하리라고 호소합니다.

닭고기는 농장에서 출하할 때 건강한 닭만 출하가 가능하며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닭은 모두 죽여 버리기 때문에 출하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 도계장 수준이 국제규격(HACCP)에 맞춘 완벽한 위생시설에 수의사가 상주하며 검사를 하고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도 수시로 혈청검사를 하기 때문에 건강한 닭만 시중에 유통되고 있음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농민들은 농사를 지을 때 시세가 좋아서 이익을 많이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계에서도 그 사업 자체를 사랑하고 소비자를 생각하는 애정이 없다면 결코 좋은 품질을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 양계 농민들은 닭을 키울 때 자식을 양육하듯 사랑과 관심을 갖고 키우며 국민 식생활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자부심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닭고기가 국민에게 외면당하고 닭값은 최저 수준이며, 더 고통스런 것은 정부에서 일부 수매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수매가격이 현실을 완전히 외면한 원가의 절반 수준이라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삶의 의욕 잃은 농가에 희망을

전국 10만여명의 양계농민들은 지금 도산과 실의에 빠져있으며 어떤 농가는 방역도 포기할 정도로 삶의 의욕을 잃어버렸습니다. 의심환자 한 명 없는 국내에 닭고기 소비는 50%나 줄었습니다.

질병이 의심된다면 우선 양계농가 관계자가 가장 먼저 이상이 있어야 함에도 양계농가 관계자 1천400여명의 역학 조사에서도 이상이 없는 현실임에도 일반 소비자들이 믿지 못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소비를 침체시킨 상황에 분노를 넘어서 이제는 환멸과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참담한 심정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려, 국민 여러분께 닭고기가 절대 안전함을 믿으시고 예전과 같이 닭고기 소비가 이뤄져 고통받는 수많은 농가의 시름이 덜어지고 또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을 사랑하시는 가운데 건강을 증진시켜 나가시기를 비는 마음 간절합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맹세코 닭고기 안심하시고 드셔도 됩니다.

이 준 동  대한양계협회 충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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