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직 LH 충북본부 총무부장
‘지명 속의 역사산책’ 도서 발간

옛 삼국 시대부터 근대화까지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 담아내

사람마다 인명(人名)이 있듯이 땅에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지명(地名)이 있다.

일상에서 스치듯 지나쳤던 수많은 지명들을 살펴보면 사람들의 삶과 문화, 시간을 뛰어넘는 역사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전국 방방곡곡을 여행하며 지명 속 녹아있는 역사를 한권의 책으로 묶었다.

충북 청주시 문의면 출신 신경직 한국토지주택공사 충북본부 총무부장의 ‘지명 속의 역사산책’(사진). 충북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법학 석·박사를 전공한 그는 역사와 지명에 조예가 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살던 곳의 지명에 역사적 사실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되면서 지명 유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후 취미인 여행을 할때마다 방문하는 지역의 지명에 대해 관심을 갖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 자료를 축적한 결과 이 책을 탄생시켰다.

특히 기존 지명유래 서적들이 지역별, 유형별로 지명유래를 소개한데 반해, 지명유래 가운데 우리나라의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지명만을 모아 중요 사건별로 지명을 소개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책은 △설화 속에 남겨진 지명들 △삼국이 각축에서 빚어진 지명들 △후삼국과 고려의 건국 △조선의 건국과 시련 △조선의 개혁, 아쉬운 좌절 △조선에서 근대화 시대로 등 6부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 즐거운 역사여행이 펼쳐진다.

충북 청주시의 흥덕구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찍어낸 흥덕사에서 유래됐으며, 충북 보은군의 관기리는 공민왕이 홍건적의 침입으로 안동까지 피난했다가 환궁하다 생겨난 지명으로 ‘관청자리가 있던 곳’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공민왕이 대신들과 마을 주민들의 만든 칡넝쿨 다리를 건너간 충북 영동군 ‘누교리’, 태조가 배극렴이라는 인재를 얻기위해 세 번이나 마을을 방문했다는 조선의 삼고초려가 전해져 내려오는 충북 괴산군 불정면 삼방리, 삼방리에 있는 어래산은 ‘임금이 산을 찾아왔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충북 단양군의 도담삼봉 인근에 있는 마을 도전리는 조선 개국공신 삼봉 정도전 선생이 태어난 곳이라서 지명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처럼 각 지명에 남아있는 한민족의 언어와 풍속, 종교, 역사의 발자취를 역사의 흐름에 따라 정리해 한권의 역사책을 읽는 것처럼 느껴진다

신 총무부장은 “이 책을 집필하면서 북한의 지명을 조사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았다. 빨리 통일이 돼서 북한지명까지 포함한 우리 역사 지명 유래 책을 좀 더 체계적으로 써보고 싶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명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새롭게 인식함으로써 우리 고장을 사랑하는 마음도 생기게 되고 역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디자인 신화. 396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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