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사람들]- 청주 더사모<5>

   
 
  ▲ 지난 1월 열린 월례회에서 더사모 회원들이 올해 지원하게 될 수혜자 선발 방법을 놓고 토론하고 있다. 안양현기자 andung@ccdn.co.kr  
 

우리사회의 40대는 50∼60년대 태어나 70∼80년대에 학교를 다니면서 그리 넉넉지 못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경험한 세대다.

누구보다 배고픔의 설움과 가난,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병원장, 사업가, 회사원 등 40대 17명이 우리 사회의 ‘불우한 이웃과 더불어 함께 사랑을 나눈다’는 취지로 85년 모임을 결성한 ‘더사모’(회장 양영석). 더사모 회원들은 매월 회원 1인당 2만원씩의 회비를 갹출해 18년간 20여명의 청소년들에게 생활비와 장학금을 보태면서 작지만 큰 사랑을 실천해왔다.

이들이 불우 청소년들을 돕는 방식은 독특하다. 회원들이 일선 동사무소의 사회복지사로부터 수혜자를 소개받아 이들이 진정 도움이 필요한지를 회장과 총무가 직접 확인한다.

생활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돕는 것 못지 않게 생활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찾아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끼니조차 거르는 청소년들이 많기 때문에 이중지원으로 회비가 헛되게 쓰여지지 않기 위해서다.

더사모는 부모의 생활능력, 정부·지방자치단체·사회단체로부터의 도움 여부를 확인한 다음 전체 회원들이 모여 수혜 대상자를 선정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선발된 중·고생들에게는 수업료를 지급하고 생활비 일부도 지원한다.

더사모가 그동안 도운 청소년은 20여명이 넘지만 한 학생을 돕기 시작하면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자립이 가능할 때까지 돕는 것을 불문율로 지켜오고 있다.

한 때 ‘청솔회’라는 명칭을 사용했던 이들이 모임을 구성한 것은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에게는 공개하기 어려운 말못할 아픔도 있었다. 총무를 맡았던 한 회원이 회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모임이 한 때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 주위의 불우한 청소년을 돕기 위해 2001년 11월 모임을 재결성, 새 출발을 했다.

양 회장(46·신진전설대표)은 “몇몇 친구들이 어려운 청소년을 한번 도와보자고 시작한 일이 벌써 18년이나 됐다”며 “그동안 도운 학생 대부분이 편부·모 중 몸을 다치거나 지병 등으로 경제적인 능력이 없고, 부모가 젊기 때문에 정부와 자치단체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고 밝혔다.

오창진 회원(46·효성병원 원장)은 “3년 전 더사모가 생활이 어려운 청소년을 돕는 모임이라는 것을 알고 친구의 소개로 가입해 활동하면서 우리 사회에 정부와 자치단체, 사회단체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의외로 많은 사실을 알게 됐다”며 “무엇보다 사정이 너무 딱한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수혜를 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총무를 맡고 있는 박문식씨(45)는 “괴산의 부모 없이 오빠와 함께 살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과 허리를 다친 40대 엄마를 둔 청주의 초등학교 6학년생 등 2명에게 매월 10만원씩 지원하고 명절 때마다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 상품권도 지급하고 있다”며 “회원들의 부담을 더 늘려서라도 올해부터는 수혜자를 1명 더 확대키로 했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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