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석 여해고정연구소장 ‘증보 교감완역 난중일기’ 출간
초고 오류 등 정리한 최종본…홍기문의 최초 한글본도 소개

400여년만에 원문을 복원한 국내 최초의 ‘난중일기’ 완역본이 출간돼 화제다.

이순신의 난중일기 초고는 전편이 초서로 되어 있어 해독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충무공전서’의 ‘난중일기’는 누락과 오독이 많았고, ‘난중일기초’에도 해독상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다.

하지만 난중일기 초고의 오류를 바로 잡고 이본을 모두 정리해 난중일기의 표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번역본 가운데 본보기가 되는 책이 나왔다.

국내 최고의 난중일기 전문가 노승석 여해고정연구소장이 펴낸 ‘증보 교감완역 난중일기’(사진)가 바로 그 주인공.

노 소장은 1795년 정조때 간행된 충무공전서본의 난중일기와 1935년 조선사편수회에서 간행한 난중일기초 및 후대의 활자본을 비교 분석했다.

원문상의 문제점을 모두 바로잡아 가장 완벽한 형태로 복원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번역을 진행했다.

그동안 친필 초고본의 오독을 바로잡은 내용과 2007년 새로 발굴한 을미일기 등 32일치를 해독한 내용 등을 정리해 난중일기 교감완역본을 만들었다.

또 2013년 이순신이 ‘삼국지연의’ 내용을 난중일기에 옮겨 적은 내용을 최초로 발굴했다.

특히 난중일기에 적힌 의문의 두 글자 ‘難逃(난도)’의 의미를 정확히 밝혔다. 이 글자는 제갈량이 촉한의 후주 유선(劉禪)에게 올린 표문에 ‘정해진 운명은 피하기 어렵다(難逃定數)’고 한 말에서 나온 것이다.

‘국가는 어려운 때일수록 항상 인재가 필요하고 전쟁에는 국방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내용으로 이순신 자신도 이 내용에 공감해 일기 속에 따라 적어 둔 것을 밝힌 것이다.

또 벽초 홍명희의 아들 홍기문이 1955년 최초로 한글로 번역한 ‘난중일기’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1968년 이은상이 최초로 난중일기를 번역한 것으로 잘못 알려져 온 것을 바로잡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그가 지금까지 초고본을 중심으로 이본끼리 대조해 교감한 사례는 모두 174건으로 초고본 자체에서 문맥과 문헌을 참고해 교감한 사례는 91건, 전서본으로 교감한 사례는 29건(중복 7건), ‘난중일기초’로 교감한 사례는 3건, 일기초로 교감한 사례는 58건(보유 35)이다.

부록에는 이순신이 정유재란 이후 수군을 재건하기까지의 과정과 명량대첩의 승리요인도 설명돼 있다.

노승석 선생은 충남 보령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한학을 배우고 초서를 연구했다.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난중일기의 교감학적 검토’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 한림원 교수와 순천향대 교양학부 및 이순신연구소 교수를 역임했다.

또 2013년 ‘난중일기’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때 자문을 맡았으며 현재 여해(汝諧) 고전연구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여해는 이순신 장군의 자(字)로 ‘그대가 조화를 이루라’는 의미다.

도서출판 여해.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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